민족대이동이 본격화된 설 연휴 전날 대구 일부 시외버스터미널에선 좌석이 모두 매진됐음에도 승객을 태우는 등 안전운행의 허술한 모습을 보였다. 좌석표가 정확히 기재돼있지 않다는 점을 이용, 승차를 원하는 손님에 한해 초과로 태운 것이다.설 명절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6시 20분께 대구북부시외버스터미널 일대는 고향을 찾아 떠나는 승객들로 분주했다. 승객들마다 양손에 선물과 짐 꾸러미를 한가득 들고 시간에 맞춰 버스에 오르고자 대합실에 마련된 시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이날 터미널에서 발권한 버스표에는 고속도로만을 이용하는 동대구고속버스터미널의 버스표와는 달리 좌석이 정확히 기재돼 있지 않았다. 좌석이 적힌 버스표와 그렇지 않은 버스표가 섞여 있었던 것이다. 풍양까지 운행하는 버스 내부에 들어서자 버스표에 기재된 좌석과는 상관없이 아무렇게나 앉은 승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승객은 버스표에 적힌 좌석번호에 앉으려고 했으나 미리 탑승한 승객들이 “자신의 표에는 좌석이 없다”고 말하는 등 다른 승객들에게 아무 곳에 가서 앉으라고 했다.버스표를 확인하는 터미널관계자 역시 승객들의 좌석번호는 확인하지 않은 채 목적지만을 확인하고자 승객들의 표를 회수했다. 버스가 곧 출발할 시간인 6시 30분께 버스가 뒤로 후진하다 갑자기 멈춰 섰다. 그리고는 다시 버스 문이 열리더니 3명의 승객이 더 탑승했다. 운전기사는 이들의 표를 확인한 뒤 “서서가야 한다”는 말을 하고는 곧바로 버스를 운행했다.이들은 30여분동안 다른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서있었는데 국도를 달리는 버스운행으로 몸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등 위험한 모습을 보였다.북부시외버스터미널 관계자는 “평상시엔 남아도는 게 좌석인데 설 연휴를 맞아 급증하는 승객들로 원하는 손님에 한 해 초과로 탑승시켰다”며 “직행버스는 한 곳을 목적지로 두지 않고 여러 곳을 정차하는 차량이라 설 연휴 등 특별한 날엔 초과승차를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이날 하루 총 35만7천여대의 차량이 대구·경북권 고속도로를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연휴 기간 중 설 당일인 19일 대구·경북권 고속도로 이용 차량은 48만5천여대로 예상, 가장 극심한 정체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사고도 잇따랐다.22일 대구지방경찰청은 설 연휴 기간인 18일부터 22일까지 대구지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모두 83건이라고 밝혔다.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3.1% 늘어난 차량이 대구·경북권 고속도로를 이용했다”며 “직행버스 역시 고속도로를 일부 이용하기 때문에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좌석수에 맞춰 승객이 탑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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