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2월이 되면 어김없이 코끝이 찡해지는 ‘졸업식’이 찾아온다. 젊은 날의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교정을 떠나야 하는 슬픔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을것이다. 하지만 졸업식이 그저 눈물바다였던 예전과 달리 언제부턴가 졸업식은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풍경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눈물의 졸업식도 잠시 2000년대에 들어서부터 졸업식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쉬움으로 보냈던 교정과 친구, 선생님과의 이별이라는 의미가 ‘드디어 해방’이라는 자유의 개념으로 변모하기 시작했고 사교육 열풍, 억압적인 교육문제로 학교라는 공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는 학생들의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졸업식의 풍경도 변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 졸업식은 과거와 별반 다르지 않게 진중한 분위기에서 치뤄지지만 문제는 졸업식 뒤풀이!졸업식이 끝난 후 가족 또는 친구들과 가벼운 점심식사로 마무리 짓던 예전과 다르게 교복을 찢고 밀가루를 뿌리고, 달걀 던지기, 케첩뿌리기, 심지어 옷 벗기기까지 위험천만한 졸업식 뒤풀이가 유행을 타면서 범죄로까지 악용되는 등 다소 거칠어진 졸업식을 보게 되었다. 그동안 졸업식의 변화가 거친 수많은 에피소드들은 오늘날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 졸업식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별의 순간을 함께 하는 눈물의 졸업식부터 가학적이고 폭력적인 것으로 자유를 표출한 2000년대 초 졸업식, 그리고 현재 전국에서 열리는 졸업식에는 이색적인 프로그램들을 입고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 최근에는 축제형 졸업식이 등장하면서 이색 졸업식 문화가 눈길을 끌고 있다. 작은 음악회부터 패션쇼, 연극 등 학생들이 만들어내고 학생들이 공유하는 이색 졸업식 문화는 다소 퇴폐적이던 졸업식 뒤풀이 시대와 달리, 누구에게나 즐겁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되면서 이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시작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의 문화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가장 최근에는 졸업식행사를 영화제처럼 레드카펫을 깔고 일일이 졸업생들이 스타가 된듯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중앙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은 기쁘고 설레기만 하다. 또한 폭력적인 졸업식 뒤풀이가 범죄임을 자각해 건전한 졸업식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고 학생들의 손으로 만든 기념품과 쌀 모으기 등 기부행사에 참여하기도 하고,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뜻 깊은 졸업식을 맞이하기도 한다. 이처럼 학교, 가정, 사회에서 졸업에 대한 의미와 문화를 변질시키지 않는 선에서 모두가 어우러질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특권을 제시한다면 더 이상의 퇴폐적인 졸업식 문화를 사라지게 될것이다. ‘졸업은 곧 새로운 시작이다’라는 말처럼 ‘이제 끝이구나’ 생각하는 것이 아닌 ‘이제 시작이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면 슬픔에 잠겼던 친구들과 웃으며 행복한 끝을 함께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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