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해커가 또다시 청와대와 정부를 협박하고 나섰다. 지난해 말 원전 파괴를 위협하며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던 한수원 해커를 아직도 밝히지 못했는데 약 3개월 만에 인터넷 공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해커는 한수원의 원전 관련 자료 등 25개 파일을 또다시 인터넷상에 공개하며 이번에는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해커는 트위터에 ‘대한민국 한수원 경고장’이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한수원과 합수단(합동수사단) 분들 오랜만이네요. 바이러스 7000여개를 찾았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도 축하드려요. 나머지 9000여개는? 9000여개의 바이러스들이 무슨 명령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바이러스들이 원전에서 연락이 왔네요”라는 우리 정부를 조롱하는 내용들이다. 아울러 그는 ‘APR1400 원전’의 도면과 ‘스마트원전’의 도면을 공개했다. APR1400은 MB 정부 시절 아랍에미리트에서 수주한 원전이고, 스마트원전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할 것으로 기대되는 원전이어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특히 스마트원전은 한수원이 아닌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기술이기에 해커의 공격범위가 확산된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여기에 더해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UN 사무총장 간의 신년 통화 내용을 해커가 정리해 올렸다는 점음 참으로 충격적이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청와대마저 사이버 테러에 속수무책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니 다름없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박 대통령과 반 사무총장이 신년에 통화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해당 대화록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문제는 확인해주고 안 해주고의 여부가 아니라 청와대 안보실의 무기력함이 실망스럽다. 이런 중차대한 일을 당하고도 즉각적인 대응을 못하고 날짜만 보낸대서야 국가안보라는 말을 하기가 면구스러워진다.이들은 박근혜 대통령까지 조롱하고 있다. “돈이 필요하거든요. 요구만 들어주면 되겠는데. 북유럽과 동남아, 남아메리카의 여러 나라들에서 원전자료를 사겠다고 하는데 자료를 통째로 팔았다가 박 대통령님 원전 수출에 지장이 될까봐 두렵네요”라며 대통령을 능멸한 해커를 체포하는데 모든 수사력과 국제공조체제를 총동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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