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날마다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와 경북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다행히 긴급출동한 소방인력의 헌신적인 진화작업과 소방헬기의 도움으로 초기에 진화했다. 하지만 대구와 경북지역은 건조주의보와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강한 바람과 함께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서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상태다.국민안전처는 지난 9일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산불예방과 초기진화 태세를 갖추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산불은 날마다 발생하고 있다. 올 들어 일어난 산불은 지난 1월 16건에서 2월 41건으로 늘었고, 이달 들어서는 이미 60건에 육박하고 있을 정도로 심상치 않다.산불은 지난 2013년 3월 포항 용흥동에서 일어난 산불이 말해 주듯 한번 일어나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막대하다. 당시 포항의 산불은 도심 주택가 인근까지 번져 주민 1000여명이 긴급대피하고, 56채의 가옥이 불에 탔다. 산불이 주택가를 덮칠까봐 포항시민들은 공포에 떨었으며, 짙은 연기와 밀리는 차량으로 포항 도심이 대혼란에 빠지는 등 도시기능이 마비되기까지 했다. 이처럼 산불은 인명 피해와 생존의 터전을 황폐케 하고, 문화재나 희귀 동식물에 회복하기 힘든 큰 타격을 안겨 주며 원상회복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등 피해가 막심하다. 산불의 원인은 해마다 비슷하다.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일어난 1713건의 산불 가운데 58%인 993건이 봄철인 3-5월에 집중됐다. 원인별로는 입산자의 실화가 42%로 가장 많고 논두렁 밭두렁 소각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지난 해 경우 산불원인의 34%나 차지했을 정도이다. 산불에 예방이 중요하다는 것이 저절로 입증된 셈이다. 입산 통제나 예찰작업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입산자들의 건전한 산행규범이 중요해지고 있다. 라이터와 성냥 및 취사도구를 휴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실익보다 피해가 더 큰 논·밭두렁 태우기를 금할 것을 적극 홍보해야한다. 마을 단위로 논·밭두렁 소각을 감시하는 체계를 갖추도록 하고 아예 이를 엄금하는 법적조치를 강화할 필요도 절실해졌다. 산불이 발생하면 즉시 당국에 알려 초기에 진화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등 폭우가 대구-경북의 산천을 흠씬 적셔 줄 때까지 당국과 주민 모두 긴장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