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륜을 저버린 극악스러운 범죄가 꼬리를 물고 있다. 경북 예천에서 80대 할머니가 두 다리를 청테이프로 묶인채 타살됐다. 전 며느리의 소행이었다. 남편과 이혼 후 5년 동안 양육비를 주지 않자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며느리는 자신의 전 시어머니(80)의 주택에서 두 다리를 청테이프로 묶은 뒤 살해했다.올 들어 패륜범죄가 유달리 극성스럽다. 얼마 전 진해에서는 생활비를 제때 주지 않는다며 60대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흉기로 협박하고 맥주병으로 머리를 내려치는 등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폭행을 일삼은 40대의 아들을 구속했다. 경기도에서는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첫 남편과 재혼한 남편, 그리고 시어머니까지 독살한 사건이 있었는가 하면 카드빚 때문에 부모를 살해한 존속범죄도 있었다. 패륜범죄가 발생하면 검거하여 구속 송치하는 것 이상 당국이 하는 일은 없다. 분명히 소관부처가 있을 것이고 장관이 있을텐데 대책을 강구한다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부모가 자식과 며느리 사위에게 맞아 죽어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독한 세상이 됐다고 해서 정부까지 막되 가는 사회를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강구하여 사회를 바로잡아야 한다.2008년부터 2012년까지 지난 5년간 자식이 부모를 살해한 범죄 건수는 287건으로 일주일에 한 번꼴이다. 같은 기간 부모를 폭행한 존속 상해 범죄는 총 2193건이었다. 2013년 친족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러 검거된 피의자는 총 2만1751명이었으며, 범죄 유형별로 살인 259명, 강도 23명, 강간·강제 추행 520명, 폭력 1만5712명 등이었다. 또 지난 해의 경우 부모나 조부모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한 범죄가 9월까지 760건이 넘었다. 하지만 실제 일어난 패륜범죄는 공식 통계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일선경찰들은 통계나 언론 보도로 드러난 존속폭행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한다.정부가 인문학 중흥에 관심을 가지면서 인성회복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어려서 가정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사회가 가르치는 사회교육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텔레비젼이 사회악 조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을 감안, 순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정부는 존속범죄를 방치하면 사회근간이 흔들리게 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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