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앞산 고산골에서 펼쳐지고 있는 간벌사업 현장이 마치 대규모 벌목현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대구시 앞산공원 관리사무소가 발주하고, 대구달성산림조합이 시행하고 있는 고산골 정상 일대의 ‘2015 앞산공원 숲가꾸기 사업’은 말은 숲가꾸기 사업이라고 하지만 시민들의 눈에는 고가의 잣나무 원목을 마련하기 위한 벌목현장으로 보인다. 대구시와 달성군 당국자들은 앞산이 민둥산으로 변하기 전에 현장을 찾아 직접 확인해야 할 것이다.대구광역일보 18일자 1면에 상보된 내용을 보면, 고산골 관리소에서 2.5Km 정도 올라간 지점에 ‘숲가꾸기 사업’이란 미명 아래 고산골 잣나무가 마구잡이로 벌목되고 있는 산림훼손의 현장이 있다. 5m 정도의 똑같은 길이로 자른 통나무 30여개가 수북이 쌓여있는 무더기가 수십 개나 쌓여 있다. 쌓아놓은 잣나무 원목 중엔 직경이 40cm 정도의 굵은 잣나무도 확인된다. 10여명의 작업자들이 전기톱을 이용해 끝없이 잣나무를 베고 일부는 가지치기를 해 원목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또 다른 인부들은 산악용 특수차량으로 이를 실어 나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락없는 벌목현장이다.기자가 일정한 간격으로 간벌(?)하는지를 알고 싶어 나무의 줄과 열을 찾았지만 헛수고였다고 하니 이건 숲을 효율적으로 가꾸기 위한 간벌이 아니라 잘 자란 나무만 선별적으로 잘라내는 벌목이 아닌가.간벌작업으로 인한 2차 피해도 벌써 생기고 있다. 통나무를 수송하기 위해 고산골 정상에서 아래쪽 방향으로 200여m 길이의 임도를 만드느라 산의 허리를 마구 파헤쳐 놓은 것이다. 간벌을 하면서 산림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는지 담당공무원이 현장을 사전답사하기나 했는지 의문이다. 등산객 최모씨(여·43)의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고산골 입구에 메타세쿼이아 숲길 조성공사를 한다는 현수막을 봤다”며 “눈에 잘 띄는 곳에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조성하면서 산꼭대기 잣나무는 무지막지하게 베어내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전시행정으로 간벌작업이 추진계획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며칠 뒤면 식목일이 다가 오는데 앞산에서는 아름드리나무들을 잘라내는 것이 대구시의 삼림행정이다. 앞산이 팔공산과 더불어 시민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음을 깨닫는다면 고산골 간벌 현장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