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에 낯선 사람들끼리의 동반자살이 급격히 늘고 있다. 경주에서 4명의 남녀가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동반 자살로 추정되고 있다. 여러 명이 모여 목숨을 끊는 동반 자살이 전국에서 지난 한달 사이 벌써 3건이나 발생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자살 현황은 매우 심각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자살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가 대한민국이다. 최근 우리나라 자살 사망자는 1년에 1만4-5000명으로 한 해 교통사고 사망자 5000여 명의 세 배에 달하고 하루 평균 43.6명으로 37분마다 1명씩 자살한다. 특히 유명인이 자살할 때 언론보도로 인해 자살률이 10% 이상 높아진다. 자살에 접근하는 언론의 자세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다. 선정성이 너무 많이 개입돼 있다는 것이다. 언론의 자살 보도는 일반인들에게 자살을 친숙하고 일반적인 사건으로 생각하게 한다. 심지어 자살에 대한 환상이나 낭만까지 심어 준다. 자살을 문제 해결의 한 가지 수단으로 여기게 만들고, 결국 모방 자살을 유도한다. 그래서 자살보도에 선전성을 줄이고 구체적인 자살 방법을 적시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가 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자살보도를 하지 말자는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는 형편이다.다음으로 문제되는 것이 인터넷 자살사이트이다. 경주에서 4명의 남녀가 승용차 안에 연탄을 피워 놓고 함께 자살한 것도 인터넷의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결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터넷 동반자살’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의 경향을 보면 인터넷 동반자살 확산이 단순한 생활고나 개인적 신상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안티사이트가 자살정보의 교환처로 전락하면 또 다른 동반자살이 발생할 수 있다. 자살사이트는 사회의 건강성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다. 범죄사이트를 더 이상 용납해선 안된다.생명의 존엄성을 깨우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경북 흥해 남산초등학교에서는 ‘생명지킴이 수호천사’되겠다는 일념으로 자살 사고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사회인들을 위한 자살예방교육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절실해지고 있다. 정부는 자살을 개인의 문제로 여겨 방관해선 안 된다. 건전한 사회를 지향한다면 자살예방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생명 중시’의 가치관 확보로 사회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인터넷 윤리를 올바르게 확립하는데 진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