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사병을 몸종 취급해온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육군대장) 부부의 갑질이 논란의 대상이다. 국방부는 “국방부 직무감찰과장 등 4명이 현지에 내려가 제2 작전사령관과 전·현직 공관병을 조사했고 사령관 부인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앞서 군 인권센터가 기자회견을 통해 박 사령관의 부인이 공관병을 몸종이나 노예 부리듯 했다고 폭로하자 그제 감사에 착수한 것이다.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갑질행태를 보면 분노가 치민다. 박 사령관 부부는 공관병에게 심부름시키기 편하도록 전자팔찌까지 채웠다고 한다. 호출 벨을 누르면 별채에 있는 공관병들이 팔찌의 진동을 느끼고 신속히 달려갔다는 것이다. 군대에서 휴가 나온 아들에게 간식을 챙겨주지 않는다며 박 사령관의 부인이 공관병의 얼굴에 부침개를 집어던졌다는 증언도 있다. 향후 감사를 통해 철저히 진위를 가려야 할 것이다. 심지어 박 대장의 부인은 조리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칼로 도마를 세게 내려치기 까지 했는가 하면 박 대장 자녀 휴가 시 개인 소유 차량을 운전부사관이 운전해 태워주기, 다림질, 화장실 청소, 텃밭 가꾸기는 기본이고 사령관 아들의 속옷 빨래도 했다. 사령관 부인은 바닥에 떨어진 발톱과 각질 청소까지 시켰고, 인격 모독의 언사도 다반사였다고 한다. 박 사령관 부부의 이 같은 갑질 횡포가 지금껏 계속된 이유는 공관병 개인 전화도 없고, 공관 밖 외출도 금지돼 신고가 쉽지 않은 때문이었다고 군인권센터는 밝혔다.사실 군 지휘관들이 공관병들을 하인 다루듯 부려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속칭 ‘복지 병사’로 불리는 사병들은 지휘관 자녀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과외병으로, 골프연습장이나 테니스장을 관리하는 골프병과 테니스병으로, 심지어 목욕탕병, 이발병, 도서관병 등으로 역할을 수행한다.이번 박 사령관 부부의 갑질 논란에 대한 국방부의 감사 착수를 계기로 군대 내부의 잘못된 관행을 바꿔야 한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자신부터 공관근무병을 민간 인력으로 대체하겠다고 한 만큼 이제 공관병 제도는 폐지된 셈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기회에 장병들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명예롭게 수행할 수 있도록 군대문화의 적폐를 말끔히 제거해야 한다. 박 사령관이 전역지원서를 냈다지만 그런 식의 물에 물탄듯한 조치는 안 된다. 철저한 감사와 그에 따른 책임을 묻는 일벌백계의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