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요, 손 소독제 바른 후에 들어오셔야 합니다”11번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확진 환자가 나온 지난달 31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병동에는 입구마다 손 소독제와 열 감지 카메라가 비치돼 있었다. 직원들은 방문객에게 일일이 손 소독제 사용을 권하며 발열 여부 등을 점검했다. 입원실 방문도 철저하게 통제했다. 출입증을 가진 보호자만 제한된 시간 환자를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입원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앞을 지키고 선 직원과 방문객 사이에는 작은 실랑이가 오가기도 했다.  이곳에서 만난 환자 보호자 이모(47)씨는 “어머니가 입원해서 병원에 머물고 있다”면서 “평소 같았으면 친척들이 자주 면회를 왔을 텐데, 지금은 일일이 연락해 오면 안 된다고 전하고 있다”고 했다.  입원 환자 최모(67)씨는 “아들이 면회를 오고 싶어 하는데 못 들어오고 있다”며 “다른 환자들에게 미안해서라도 퇴원할 때까지 안 볼 생각”이라고 했다. 같은 날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외래진료동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다. 방문객들은 키오스크와 접수처 곳곳에 놓인 손 소독제를 수시로 사용했다. 직원 중 일회용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일부 출입구가 막히기도 했다.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박모(30·여)씨는 “"병원에 올 일이 잘 없다 보니 길이 더 헷갈린다”며 “이 시국에 사람 많은 곳에 오는 자체도 불안하다. 얼른 집에 가 씻고 쉬고 싶다”고 했다.  대구 지역 대형병원과 지자체가 우한 폐렴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북대학교병원은 주 출입문 11곳 중 8곳을 통제한다. 원무과 등 환자와 대면하는 부서는 전 직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직원들의 중국 여행과 출장 자제도 권고했다. 예약 환자 중 중국인은 중국 방문 이력을 먼저 조사한다. 최근 중국에 다녀온 적 있는 인턴 등 실습생은 가급적 진료에 참여하지 않도록 했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도 일부 출입문을 통제하고 직원을 24시간 파견해 방문객 상태를 살핀다. 응급의료센터 인근에는 음압 격리실과 보호자 대기실 등을 갖춘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면회는 환자당 출입증이 있는 방문객 1명만 할 수 있다. 면회 시간 역시 하루 1시간으로 제한한다.  영남대학교의료원은 우한 폐렴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최근 14일 이내 중국 방문 경험이 있는 경우,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한 경우 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시민은 응급의료센터 방문을 통제한다. 대신 외부에서 연락하면 의료진이 직접 나가 상태를 살핀다. 상주하는 보호자 1명을 제외한 면회객은 전면 통제 중이다.대구시는 8개 구·군에 방역대책반을 구성하고 각 보건소에 선별진료소를 꾸렸다. 시민을 대상으로 예방 홍보 전단을 배포하는 한편 지역 의료기관에 대응 강화 협조도 요청한다.  대부분 구·군이 다음 달 8일 열리는 정월대보름 달맞이 축제를 열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주요 행사를 미루거나 취소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최근 중국을 방문한 시민 중 폐렴 등 의심증상이 나타난 경우 반드시 의료기관 방문 전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나 관할 보건소에 연락해야 한다”면서 “지역 사회 우한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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