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9일 국회 상임위원회를 모두 싹쓸이하며 원 구성을 마치자마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띄우기에 나설 태세를 보이자 미래통합당이 강력 반발했다. 이해찬 민주당 당대표는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 “공수처 설치는 검찰개혁의 가장 핵심적 사안”이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공수처법 시행일인 7월15일에 맞춰 출범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21대 국회 상반기에 검찰개혁을 마무리 짓겠다”며 “통합당이 공수처 출범을 방해한다면 공수처법 개정을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서라도 반드시 신속하게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고도 했다.원 구성 최종 협상이 여야 간 의견 차로 결렬되자 민주당은 통합당의 불참 속에 본회의를 강행해 17개 상임위장을 모두 자당 몫으로 선출했다. 176석의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를 독식한 당일 공수처 드라이브를 걸었다.이에 통합당은 조국사태와 윤미향 사태, 울산시장 선거개입 등 정권의 각종 비리를 덮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공수처 속도전에 매달리는 것으로 의심하고 공세를 가했다. 공수처가 검찰보다 더 위에 있는 헌법 체계상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바로 잡지 않으면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는 문제제기도 나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내세워서 무엇이든 국회를 마음대로 하겠다는 생각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법사위도 빼앗아갔고 한명숙 전 총리 재심하자, 또 위헌 투성이로 가득한 공수처법 시행하겠다고 공수처장을 임명하겠다고 한다”며 “이 나라가 완전히 민주당의 일당독재, 의회독재가 시작된 참 슬픈 날”이라고 통탄했다. 조경태 의원은 청와대가 국회에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요청한 것과 관련, “문재인정권 3년 만에 각종 권력형 비리들이 쏟아졌다”며 “조국일가 비리, 유재수 감찰무마, 청와대 울산 시장 선거 개입 등 밝혀진 사건 하나하나가 정권 게이트 수준이다. 검찰 수사가 정권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자 이를 덮기 위한 옥상 옥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는 “청와대의 하명에 민주당은 또다시 칼춤을 추고 있다”며 “이해찬대표는 20대 국회에서 공수처 출범을 방해하던 법사위가 이제 없어졌다며 국회 장악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민주주의 국가의 여당으로서 너무나 부끄럽고 공포스러운 선언”이라고 우려했다.검사 출신 유상범 의원은 이해찬 대표의 공수처 속도전에 대해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장에게 공수처장 후보 추천의 공문을 보내며 사실상 공수처 출범시한을 못 박은 것에 대한 하명을 즉각 이행한 것”이라며 “청와대와 여당의 이런 행태는 공수처를 무조건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103석의 야당을 패싱하는 의회민주주의 파괴행태이자, ‘힘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독재정권의 전형적 발상”이라고 맹비난했다.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해찬 대표는 오늘 법을 개정해서라도 공수처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공수처를 방해하던 법사위는 이제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며 “결국 법사위에 대한 비상식적인 집착이 청와대의 ‘숙원사업’ 공수처를 위한 것임을 만천하에 알린 셈”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의 ‘요청’을 빙자한 명령, 이에 발맞추기라도 하듯, 소리 소문 없이 진행됐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운영 규칙안 발의, 그리고 이미 본인들이 통과시킨 공수처법까지 다시 입맛에 맞게 고치겠다는 편의적 발상까지, 국민은 없고 ‘법 위에 대통령’을 두는 공수처 시나리오가 착착 전개되고 있다”고 의심했다.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여당을 겨냥해 “‘제2의 조국사태’ 윤미향씨 기부금횡령 의혹이 만천하에 드러나도 함구령만 내리고 있다”며 “패스트트랙으로 20대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며 공수처법을 억지로 통과시켜 놓고는, 야당 반대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이 안 될 것 같으니 이현령비현령 식으로 다시 바꾸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