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발 이후 자체 휴업까지 했던 대구지역 최대 야외놀이시설에 훈풍이 분다.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경영난에 직면했던 이월드가 영화 촬영지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5일 이월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촬영한 방송프로그램만 14~15편에 달한다. 지난 3월에는 한국관광공사 두바이지사 유튜브 생방송도 대구 이월드를 배경으로 제작됐다.대구관광뷰로가 지난해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게시물 3740만여건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월드가 최고 명소로 선정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계절별 아름다운 꽃들과 콘셉트로 매년 행사를 열어왔다.하지만 지역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해, 2월 21일부터 두 달간 자발적으로 문을 닫았다. 봄철 벚꽃축제는 커녕 담장 너머 꽃구경하던 시민들마저 애써 내쳐야할 정도였다. 긴 휴장을 끝내고 재개장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과 코로나19 확진자 추이에 따라 매출은 직격탄을 맞았다.전국적인 코로나19 여파로 서울과 수도권에서 방송영상 제작을 위한 촬영장소 섭외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경영난을 겪던 지방 놀이시설과 촬영장소가 필요한 방송제작팀의 니즈가 서로 맞아 떨어진 것이다.이월드를 찾았던 어느 프로듀서는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방송제작 여건상 장소 섭외가 쉽지 않았다. 촬영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곳을 찾아야했고 장소 협조에 적극적인 곳이 물망에 우선적으로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영화나 드라나, 예능 제작 시 지자체에서 받던 일부 지원금도 사라진 것도 한 몫 했다는 설명이다. 직원들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 등 우호적인 분위기도 상당 부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태프까지 일일이 챙겨주는 세심한 배려에 감동받았다”는 예능작가도 있다. “예능은 통상 낮 시간대에 찍는 경우가 많은데 대구시민들이 정말 협조를 잘 해 줬다. 본인들의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모두가 가이드라인을 잘 지켜줘서 놀랐던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입소문이 나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제작섭외가 몰리고 있다. 올해에도 몇몇 영화 제작이 예정돼 있다.이월드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이렇다보니 혹여 확진자가 발생할까 노심초사하며 직원들 모두가 더 신경을 썼다”며 “제작 장소를 제공한다고 곧바로 매출에 도움이 된다거나 경영상 지표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지난해부터 어려운 시간을 견뎠고, 어떻게든 지역 명소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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