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주 미국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5월 서울 P4G정상회의(서울 녹색미래정상회의), 6월 영국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등 본격적인 정상외교 국면에 돌입할 예정이다.문 대통령은 오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갖는다. 문 대통령 취임 후 10번째 한미 정상회담이다.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이후 ‘미국의 귀환, 외교의 귀환, 동맹의 복원’을 기치로 내걸고 동맹관계 복원 및 강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왔다.이번 회담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 이후 열리는 두 번째 대면 정상회담으로, 그만큼 한반도를 둘러싼 지역 정세를 우선순위에 놓고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이뤄질 전망이다.대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인도·일본·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참여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그동안 쿼드를 확대한 ‘쿼드 플러스’에 한국의 참여를 희망해왔다.한미 양국의 코로나19 대응 협력도 주요 의제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백신 수급을 확대하고, 한국을 ‘백신 생산 글로벌 허브국’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구체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주된 논의 의제 중 하나가 한미 간 백신 파트너십”이라고 강조했다.특히 “미국은 원천기술, 원부자재를 가지고 있고 한국은 세계 2위 수준의 바이오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그 두 개를 결합하면 한국이 백신 생산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다는 비전이 있기 때문에, (한미 정상회담에서) 그 부분을 좀 더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한미 간 ‘백신 스와프’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등 성과물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그동안 미국의 백신 여유분을 먼저 공급 받고 추후에 갚는 ‘백신 스와프’ 체결을 논의해 왔다.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지난 11일 워싱턴에서 한국계 앤디 김 민주당 하원의원과 만나 한국에 대한 백신 지원을 우선적으로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정상회담 계기 MOU 체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경제·통상 등 실질 협력 문제도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 등과 관련된 양국 간 관심 사안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대책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LG에너지솔루션 측도 미국 내 배터리 투자 등으로 방미를 추진 중이다.코로나19로 인해 별도 경제사절단을 꾸리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상회담을 즈음해 반도체·배터리 주요 기업들이 방미를 함으로써 미국 내 투자 및 양국의 협력 방안이 자연스럽게 논의될 전망이다.이 밖에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현안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이 개최한 기후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한 바 있다.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주 한미 정상회담 이후, 5월 P4G정상회의, 6월 영국 G7 정상회의 등 정상외교 국면을 이어간다. 일각에서는 G7 계기 한미일 3국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