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과 폭염으로 편의점에서 매출이 유독 상승한 영역 중 하나는 배달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집 가까운 편의점에서 배달을 시켜도 괜찮다는 비대면 소비 심리가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거리두기와 폭염은 편의점 `효자 상품`도 바꿔놓고 있다. 대형마트 영역으로 여겨지던 쌀, 식재료, 대용량 생필품을 편의점에서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역대급 폭염·4단계, 역대급 배달 매출지난 6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직후인 지난달 12일~8월1일 3주간을 기준으로 GS25가 운영하는 배달서비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124.4% 매출액 신장을 보였다. 거리두기 격상 직전인 전월과 비교해선 42% 상승했다.이마트24는 올해 3월에 개시한 배달서비스 매출이 해당 기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배달건수와 매출액이 각각 65%, 95% 뛰었다.같은 기간 세븐일레븐 배달서비스 매출액은 전월 대비 41.7% 올랐다. 인기 품목은 치킨과 세트 상품이 꼽혔다. 전체 배달 매출 중 35%가 세트 상품이다.세트 대표 상품은 ‘어벤저스 정식’이다. 참치마요네즈 삼각김밥, 불닭볶음면, 핫바, 바나나우유 그리고 자체 상품(PB) `한입포자만두`를 7900원에 묶었다.CU에서도 전년 대비 배달서비스 매출이 41.4% 올랐다. CU 운영사 BGF리테일 관계자는 “배달로 많이 구매하는 상품은 음료, 즉석식, 스낵, 안주류 순”이라며 “평균 30~40%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고 했다.▣배달 수요 공략 나선 편의점 업계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자체만 놓고 보면 편의점 업계에선 마냥 웃을 수만 없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가 점포는 매출이 상승할 수도 있다"면서도 "대학가, 오피스, 유흥가, 관광지 등에 소재한 점포는 유동인구 감소 피해로 극과극을 보인다”고 말했다. 편의점이 비대면 수요 잡기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이미 GS25, CU, 이마트24 등 다수 편의점이 요기요, 카카오톡,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에 배달 서비스를 진출시켰다. 가장 많은 배달 플랫폼과 제휴한 편의점은 CU다. 요기요, 위메프오, 네이버, 카카오, 페이코 오더에서 CU 상품을 배달 주문받을 수 있다.GS리테일은 앞서 6월 GS25, GS수퍼마켓 배달 주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우딜-주문하기’를 선보였다. 타 플랫폼을 넘어 자체 앱으로 수요 잡기에 나선 것이다.이마트24는 배달과 연계한 행사에 나섰다. 8월말까지 네이버 주문하기로 1만원 이상 구매시 배달비(2400원)를 받지 않고, 요기요에서 2만원 이상 주문하면 3000원을 할인한다.
▣집콕 생활…대용량 생필품·계절상품 호황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집 앞 편의점은 대형마트를 대체할 `근거리 쇼핑 채널` 역할을 하고 있다. 평소에 마트에서 사던 물건이 편의점의 주력으로 떠오른다.생필품 매출액을 거리두기 격상 직전인 6월과 비교해보면, GS25에선 계란(19.7%), 쌀·잡곡 등 양곡(15.7%) 수요가 늘어난 게 대표적이다. CU에선 식사빵(22.9%), 즉석식(18.9%), 생활용품(16.4%), 과일(12.6%), 양곡류(11.8%) 실적이 고루 상승했다.CU는 8월2일부터 자사 멤버십 앱 ‘포켓CU’에서 대용량 생필품 예약구매 운영을 시작했다. 쌀 20㎏, 용과 5㎏, 포기김치 5㎏, 두루마리 휴지 등 부피가 커서 편의점 매대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상품을 배송한다.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직후였던 7월 말은 서울 기준 최고기온 35도를 연일 기록한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CU에선 이 때 컵얼음 하루 판매량 100만개를 기록해 지난 2018년 기록(90만개)을 갈아치웠다. 얼음 매출도 세븐일레븐 94.1%, 이마트24 175% 등 지난해와 비교해 2~3배 가까이 상승했다.대부분 편의점에서 계절상품은 초강세를 보였다. 전년 대비 매출액 변동 추이를 보면, GS25는 아이스크림(65.8%)과 파우치 아이스음료(61.9%) 매출이 늘었다. CU는 아이스드링크(54.4%), 세븐일레븐은 스포츠음료(64.3%), 이마트24는 아이스크림(58%)이 뛰었다.
▣종량제봉투·팝콘·청소용품·술안주도 ‘뜬다’청소용품 매출도 최대 2배 늘고 있다. GS25에선 해당 기간 곰팡이제거제(34.5%), 욕실세제(33.3%), 락스세제(30.6%), 주방세제(29.1%), 고무장갑(14.9%) 매출이 모두 전월 대비 상승했다. 이마트24에선 종량제봉투 매출이 전월 대비 15%, 전년 대비 37% 상승했다.팝콘 매출이 늘어난 것도 흥미롭다. CU에선 거리두기 4단계 격상 후 팝콘 매출액이 60% 넘게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같은 기간 팝콘 매출이 전월 대비 24% 신장했는데, 주택가 점포는 60%가 늘었다. 2020 도쿄 올림픽을 집에서 보려는 ‘집관족’의 증가, 넷플릭스와 웨이브 등 OTT 서비스 활성화로 풀이된다.‘홈술족’도 편의점의 주 공략층으로 떠오른다. 이마트24에선 칵테일에 쓰는 리큐르 매출이 전년 대비 152% 상승했다. SSG랜더스라거, 슈퍼스타즈 페일에일, 최신맥주 골든에일 등 야구맥주 3종 인기도 이어진다.GS25에선 와인 매출이 전년 대비 167.6% 뛰었다. 맥주 매출은 GS25 31.8%, CU 43.6%, 이마트24 50% 등 주요 편의점 업계에서 고루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