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파이프라인을 이용하면 우크라이나에 통과료를 줄 필요가 없어 연간 3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를 그런식으로 곤경에 몰아넣을 필요가 없다면서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있어 가스파이프라인은 더 이상 러시아 견제수단도 되지 않으니 이용하고 통과료를 주면 된다고 했다. 서방이 러시아를 흔드는 카드로 활용해 온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도 푸틴은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NATO의 동진전략에 편승해 유럽편에 서려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는 있지만 무력을 동원할 가능성은 적은 편이다.  서구미디어에 세뇌된 이들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탄했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이는 원래 러시아 영역으로 압도적 다수인 러시아계인구의 국민투표로 결정된 사안이다. 같은 슬라브 문화권으로 다른 언어를 쓴다지만 우크라이나어와 러시아어는 서로 의사소통이 될 정도로 이질감이 없다.  지리적으로도 인접해 우크라이나인들이 경제사정이 훨씬 윤택한 러시아로 이주해 취업도 하고 거주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 우크라이나는 자연스레 러시아에 동화되거나 그 영향권안으로 들어올것으로 푸틴은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러시아 에너지 윅’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미 CNBC의 해들리 갬블(Hadley Gamble) 기자와 가진 솔직 담백한 대담에서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뼈 있는 질문에 대해 “무기를 사용한다고 하면 무슨 분쟁이 일어났다는 소리인데 보면 알지 않느냐 러시아는 에너지를 무기화하지 않는다, 그건 말이 안 된다”고 응답했다.  그야말로 우문현답이었다.  에너지는 푸틴의 답변과 상관없이 현실적으로 보면 세계를 쥐고 흔드는 러시아의 무기가 됐다. 그리고 그 무기를 러시아의 손에 쥐어준 것은 다름 아닌 독일의 메르켈을 비롯한 유럽의 위정자들이었다.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에너지를 무기로 확보한 러시아의 푸틴은 세계를 아주 여유롭게 가지고 놀고 있다. 국제지정학이라는 거대한 체스판에서 마음 먹은대로 말을 두는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로 변신했다. 에너지와 경제력이 가장 강력한 무기인데 굳이 무력을 동원해 전쟁을 벌일 필요가 있느냐는 식이다.  이는 타이완을 통일하기 위해 무력을 동원할 필요가 없다는 그의 발언에서 나타난다. “중공이 구매력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으니 경제력으로 국가목표를 이루면 될 일”이라는 푸틴의 립서비스가 아주 절묘하다. “시진핑이 신해혁명 110주년 연설에서 평화통일을 언급했다고 인용하면서 군사위협은 없다”고도 했다. 물론 현실과는 다른 엉뚱한 발언이지만 굳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지 말라는 복선이 깔린 노련한 한 수였다.  남지나해와 관련해서는 해당지역과 관계없는 강대국의 방해 없이 모든 나라에 국제법에 따른 대화의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법에 따라야 한다는 말은 자유로운 항해를 지지하는 것 같지만 해당지역에 관계없는 강대국이 어느 나라 인지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았다.  이 부분은 KGB출신다운 노련함이 묻어나는 발언으로 남지나해보다는 러시아의 국익과 직결되는 북극해항로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푸틴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후변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거리가 짧은 북극해 항로가 열리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항구와 기반시설을 착착 완비해 가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이를 주도하겠다고 과시하고 있다. 에너지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 간 하나 마나한 신경전을 보면, 한국의 에너지 안보가 심히 걱정된다.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원자력을 버리고 풍력과 태양광을 한다면서 전 국토를 유린한 마당에 에너지 수급의 사활이 걸린 자유항해 수호에 참여해 달라는 우방의 제의에도 눈을 감고 있다. 도대체 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출처: 펜앤드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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