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르헨티나 출신 축구선수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부정맥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33세 젊고 건강한 나이에도 부정맥을 피하진 못했다. 지난 2000년 경기 중 쓰러져 9년간 투병한 끝에 세상을 떠난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임수혁 선수의 사망 원인도 부정맥이었다. 흔치 않지만 젊고 건강한 운동선수에서도 경기 중 심정지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기저 심질환을 모르고 격렬한 신체 활동을 한 게 원인이다. 축구와 농구처럼 움직이다 멈추기를 반복하는 스포츠에서 더 흔하게 발생한다. 이런 급성 심정지의 원인 중 상당수는 부정맥이다. 21일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에 따르면 급성 심장사의 원인 중 15%가량이 유전성 부정맥이라는 국내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30~40대에서 유전성 부정맥으로 인한 급성 심장사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심장세포의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유전성 부정맥은 평소 증상이 없지만 운동이나 격렬한 활동을 할 때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다.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뛰는 심실세동이 발생하면 뇌에 혈액 공급을 못 해 1분 안에 실신할 가능성이 높고 신속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평소 안정된 상태에서 심전도 검사를 받으면 정상으로 나올 수 있어 조기발견이 쉽지 않다. 운동 중 흉통이나 심장 두근거림, 호흡곤란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운동을 멈추고 운동부하심전도 같은 정밀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부정맥이란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뛸 때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맥박이 빨라도, 느려도, 불규칙해도 부정맥의 의심 신호로 볼 수 있다. 보통 맥박이 1분에 60~100회면 정상, 50회 이하로 떨어지면 ‘서맥성부정맥’, 100회 이상 빨리 뛰면 ‘빈맥성부정맥’으로 본다.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은 뇌졸중, 심부전, 인지장애 위험이 더 크다. 심방세동에 의해 생긴 뇌졸중은 경색 범위가 커 후유장해가 더 심하다. 심방세동은 혈전이 잘 생기게 해 뇌경색과 말초동맥폐색도 유발한다.  부정맥은 종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가슴 두근거림과 가슴 압박·통증, 현기증, 실신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고 심지어 돌연사에 이를 수도 있다. 보통 10대에서 30대까지는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 발병 위험이 높다.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곤란 증상을 보인다. 40대는 가슴이 울렁거리고 갑자기 심장이 멈추는 느낌을 주는 ‘심실조기수축’이 잘 생긴다. 50대는 ‘심방세동’ 같은 부정맥이 상대적으로 많다. 부정맥이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다양하다. 서맥성 부정맥은 인공심박동기 삽입이 필요하다. 빈맥성부정맥은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약물치료로 관리가 가능하다. 약물에도 반응이 없으면 전극도자절제술 같은 시술이 필요하다.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은 부전도로전극도자절제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심방세동은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 후 항응고제 복용이 필요하다. 심방과 심실빈맥, 심방세동 등의 빈맥도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으면 전극도자절제술로 효과적으로 치료되고 완치도 가능하다. 남궁 센터장은 “부정맥 중에서도 심방세동은 심방에서 혈류의 정체로 인한 혈전이 형성돼 뇌동맥폐색을 유발해 정상인에 비해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5배 이상 높다”며 “위험인자는 심부전이나 고혈압, 65세 이상 고령, 당뇨병, 뇌경색병력, 심근경색증 병력, 말초동맥질환 등이 있기 때문에 부정맥 예방을 위해선 고혈압, 당뇨병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가슴 두근거림 증상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부정맥은 아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카페인을 많이 섭취했을 때도 가슴 두근거림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일시적인 증상은 생활 습관에 변화를 주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생활습관 교정에도 불구하고 생전에 느껴보지 못한 가슴 두근거림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부정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발요인을 최소화하고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과도하게 섭취하면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는 술과 커피, 녹차 등 카페인이 들어간 음식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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