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구의원의 5분 자유발언을 제지한 대구 기초의장이 안팎으로 비난을 사고 있다. 여당과 야당 협치를 우선해야할 의장이 권한을 앞세워 당대당 갈등만 부추긴다는 비판이다. 자신에 대한 불신임은 안건으로 상정조차 하지 않으면서 동료 의원들 권리행사까지 막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구 북구의회는 23일 오전 제266회 정례회 본회의를 열었다. 본회의장에서는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연말을 맞아 훈훈함을 더하려는 듯 루돌프 코 마스크를 나눠주는 구의원들이 보이는 반면, 일부 의원석 앞에는 ‘의장의 독단적 의회 운영, 당장 멈추라!’고 적힌 피켓이 내걸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안경완 북구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신청했지만 거부 당했다. 이미 1차 본회의에서 한 차례 발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안 구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지난 20일 5분 자유발언을 신청하고 의회사무국의 안 된다는, 불허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의원 권한 중 하나가 5분 자유발언인데 정당한 발언을 못하도록 하는 것은 민주주의 역행이다. 게다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동욱 의장은 “266회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한 번 했다. 보통 (나는) 의장이 구정질의 한 번, 그 다음에 5분 발언 한 번의 기회를 준다. 본회의 중 한 번 했기 때문에 다음 회기 때 하라고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구의원은 19명 구의원(의장 제외) 중 회기당 한 번씩의 기회는 도대체 누구한테 말한 것이냐고 따졌고, 이 의장은 “그렇게 한 적은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의장이 본회의장을 운영한다”고도 했다. 안 구의원의 거듭된 반박에 이 의장은 ‘거수’로 결정권을 넘겼다. 19명 중 8명이 찬성했다. 북구의회는 전체 20명 구의원 중 국민의힘 12명, 무소속 1명, 더불어민주당 소속 7명이다. 지난 6월에는 민주당 소속 박정희 구의원이 이슬람사원 건립 관련 구정 질의를 하려 했으나 사실상 거부당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구의원들이 반발하며 의장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으나 이마저도 거부당하자 결국 의장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후 열린 임시회나 올해 정례회 마지막까지도 의안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이동욱 의장은 이 부분에 대해 “상충된 의견에 대해 조율한 것일 뿐”이라며 불신임안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역구 의원도 분명 있는데 지역구가 아닌 분이 질의하는 데에 대해 나름의 중재 방안을 낸 것”이라며 “의장으로서 의견 조율을 한 것 뿐인데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날 5분 자유발언 불허와 관련해서는 “동료 의원들의 형평성을 고려해 나름대로 기준을 정했고 전체 의견을 물을 방법이 없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최우영 구의원은 “행정안전부에 (의장) 제척 대상 여부에 대해 질의를 요청했는데 이 또한 의장이 직권으로 질의조차도 막았다. 또다시 의사일정 변경안마저 상정되지 못했다”면서 “북구의회 회의규칙 33조 5분 자유발언 어디에도 의원의 자유발언을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 의장 혼자의 독단적인 생각일뿐”이라고 꼬집었다. 익명의 또다른 구의원은 “의장 불신임이 문제가 아니다. 결국은 소통의 문제”라며 “5분자유발언은 의원들에게 적극 권해야 할 부분이다. 의장 권한만 앞세우다 보니 결국은 당대당 갈등만 부추긴 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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