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6% 오르며 두 달 연속 상승세가 둔화됐다.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 채소류 등 농축수산물의 가격 강세가 지속됐으나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둔화되면서 전월보다 물가 상승률이 축소된 모습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2020=100)으로 1년 전보다 5.6% 오르며 두 달 연속 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5개월 연속 3%를 보였다.  3월(4.1%)과 4월(4.8%) 4%대에 이어 5월(5.4%) 5%대로 올라서더니 6월(6.0%)과 7월(6.3%)에는 6%대까지 치솟았다. 8월(5.7%)에는 물가 상승률이 7개월 만에 꺾인 데 이어 지난달에는 전월보다 오름폭이 더 축소됐다. 소비자물가는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주로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지만, 단기적인 물가 추세를 알기 위해 전월 지표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8월 소비자물가지수(108.62)와 비교한 결과 지난 달 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과 비교했을 때 8월(-0.1%) 지표가 21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였으나 9월에는 다시 오름세로 전환한 셈이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과 서비스 물가는 각각 지난해 같은 달보다 7.2%, 4.2%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 물가는 6.2% 올랐다. 채소류 가격이 22.1% 오르면서 농산물 물가가 8.7% 상승률을 보였다. 배추가 95.0%, 무도 91.0% 상승했다. 파(34.6%), 풋고추(47.3%), 포도(14.5%) 등도 올랐다. 축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3.2% 상승했다. 돼지고기(4.1%), 수입 쇠고기(12.7%) 등은 올랐으나 달걀(-6.3%) 등은 가격이 내려갔다. 수산물 가격은 4.5%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6.7% 올랐다. 경유(28.4%), 등유(71.4%), 휘발유(5.2%) 등 석유류 가격이 16.6% 오르며 상승세가 지속됐으나 전월보다는 2.7% 하락하며 가격 오름폭이 둔화됐다. 빵(15.1%) 등 가공식품 물가는 8.7%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전년보다 14.6% 상승했다. 전기료(15.3%), 도시가스(18.4%), 지역 난방비(12.5%), 상수도료(3.5%) 등이 모두 오르면서다. 서비스 물가 중 유치원 납입금(-19.1%), 부동산중개수수료(-7.7%) 등 공공서비스 물가는 0.7%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개인 서비스 물가는 6.4% 오르며 1998년 4월(6.6%)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특히 생선회(9.6%), 치킨(10.7%), 햄버거(13.5%), 김밥(12.9%) 등 외식 물가는 9.0%나 껑충 뛰었다.  이는 1992년 7월(9.6%) 이후 30년 2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오른 수준이다. 외식 외 서비스 물가도 2008년 12월(4.9%) 이후 최대 상승 폭인 4.5%를 기록했다. 집세는 전세(2.5%)와 월세(0.9%)가 모두 오르면서 1.8% 상승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6.5% 상승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2.8%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5% 상승했다. 전월(4.4%)보다는 오름폭이 소폭 확대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4.1% 상승했다. 2008년 12월(4.5%)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대 오름폭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연간 물가 전망과 관련해서는 “9월까지 누계된 소비자물가가 5.0%다”면서 “이런 흐름을 유지하면 연간 물가상승률은 5% 초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획재정부는 “9월 물가는 국제유가 하락, 정부의 정책 노력 등으로 2개월 연속 상승 폭이 축소되며 5%대 흐름을 기록했지만, 10월은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는 이달 중 김장철 채소류의 수급 안정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등 물가 관련 주요 요인들을 지속 점검하면서 적기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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