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금융시장 긴장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금융권을 넘어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급격하게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국내 금융권의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제하에 고금리 여파로 위축됐던 원화가치가 회복되고, 실물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13일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SVB는 지난해 말일 기준 약 209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이다. SVB는 지난 8일 보유 중이던 국채에 대한 대규모 손실을 발표한 뒤 급속도로 무너졌다. 이후 모회사 SVB파이낸셜그룹의 주가는 80% 이상 하락했고, 결국 대량예금인출 사태에 직면했다. 이 영향으로 미국 4대 은행의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약 520억 달러(약 69조원) 증발했다. 전문가들은 SVB 파산 원인으로 고금리·긴축에 따른 자금조달을 꼽은 만큼 미국 금융시장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간접적인 피해가 있을 거라고 우려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금융 위기는 전염되기 때문에 상당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그동안 금리를 큰 폭으로 많이 높였기 때문에 부채 위기의 가능성이 높고, 기업이나 자영업자들도 도산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코로나 때도 견뎠던 자영업자와 기업들이 고금리에는 견디지 못하면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으니 정책 당국이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 큰 위기를 불러올 수준은 아니지만 금융시장 불안이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져 유동성 공급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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