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도 할 수 없었던 값진 경험과 추억을 얻었고 이제 두려움은 없습니다”
1일 오전 10시께 대구 남구보건소 앞 선별진료소에서 만난 한 검사원이 선별검사소의 문을 열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이날 0시부터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하고 본격적으로 엔데믹(풍토병화)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약 3년4개월 만에 일상적 관리체계로 돌아가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의무는 `7일 의무`에서 `5일 권고`로 조정되고 기존 확진자는 격리 의무가 사라진다.
3년 넘게 써온 마스크도 입소형 감염 취약 시설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제외한 실내에서 벗을 수 있다.
코로나 엔데믹을 맞아 대구지역 선별검사소는 대체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마스크를 낀 시민 두어 명이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검사소를 찾았고 대부분은 빠른 발걸음으로 지나쳐 갔다.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채유진(27·여)씨는 “지난 코로나 시기에 너무 힘들었지만 이제 좀 잠잠해져 숨통이 트인다”며 “다시는 코로나 같은 재앙이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검사원 함수민(30·여)씨는 “방호복 레벨도 많이 낮아져 갖춰 입지 않아서 좋고 지금 이 정도로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어디서도 할 수 없었던 값진 경험과 추억을 얻었고 이제 두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선별검사소를 찾은 김경희(62·여)씨는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만나기 위해 PCR 진단서가 필요하다고 해 검사하러 왔다”고 했다.
같은 날 오전 10시께 대구시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도 마스크를 쓰고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을 제외하면 한산한 모습이었다.
진료소 앞 길거리는 일상을 보내기 위해 분주히 이동하는 시민의 모습이 이어졌다.
진료소 근로자는 방문객에게 접수부터 검사까지 일대일로 친절하게 안내했다.
선별진료소 관계자 박모(20·여)씨는 “방문객은 평소보다 많이 줄었지만 요양병원 간병사 등 병원 관계자는 매주 검사받으러 온다”고 설명했다.
남편과 함께 온 김경희(72·여)씨는 “남편이 폐가 좋지 않아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편이다”며 “습관이 참 무섭다”고 말했다.
접수소 앞에서 기침하던 강진석(64)씨는 “지난 3년간 팬데믹으로 목숨을 잃거나 고생을 한 지인이 많았다”며 “정부의 규제는 완화됐지만 시민 모두 스스로 조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