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봉이`는 실제 인물일까? 당시 연세대 야구팀은 어떤 팀이었을까?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1994년 당시 연세대 야구 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드라마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칠봉이`(유연석 분)는 드라마에서 `대학야구 최고 에이스`로 불린다. 1993년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에서 7경기 연속 완봉승으로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해 `휘문고 칠봉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대학 입학 후에는 해외 스카우터들의 관심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칠봉이`는 실존 인물이 아니다. 1993년 봉황대기 야구대회의 우승팀은 휘문고가 아닌 부산고등학교였고, 최우수선수를 받았던 부산고 우완 최부락은 중앙대학교로 진학했다.
또한 1994년 당시 연세대의 에이스로 군림했던 선수는 신입생 `칠봉이`가 아닌 3학년의 임선동과 4학년 문동환이었다. 극 중 대학야구선수권 4강전, 결승전에서 `칠봉이`가 선발투수로 등판한다는 설정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다.
그러나 드라마의 모든 부분이 `픽션`은 아니다. `칠봉이` 주변으로 비치는 몇몇 선수들은 실제 1994년에 연세대 야구부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다.
특히 지난 8일 7회 방영분에서는 주인공 성나정(고아라 분)이 칠봉이에게 햄버거 배달을 부탁 받고 훈련장으로 찾아간다는 설정에서 낯익은 이름들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먼저 `칠봉이`와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는 포수는 바로 SK의 조인성이다. 94학번으로 연세대에 입학한 조인성은 대학교 때부터 국가대표에 뽑히는 등 일찌감치 `대형포수`로 낙점된 선수였다.
신입생이던 1994년에도 팀 내 주전 자리를 꿰차며 맹활약했다. 그해 대통령기 대회에서 타격상을 수상했고, 대학선수권에서는 타점상을 받기도했다. 1998년 LG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후에도 줄곧 주전자리를 놓치지 않은 조인성은 2012년에는 자유계약선수(FA)로 SK를 팀을 옮겼다.
조성민, 박찬호와 함께 투수 `트로이카`를 이뤘던 임선동 역시 1994년 당시 연세대 야구부에서 활약했던 선수다. 92학번의 임선동은 연세대 부동의 에이스였다. 94년 연세대가 우승한 춘계리그에서도 결승전 선발로 등판, 승리를 따내며 최우수 투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프로 데뷔 이후에는 부상 등으로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2000년 다승왕을 차지하는 등 짧은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다.
`호타준족`의 대명사 박재홍도 당시 연세대 야구부의 일원이었다. 극 중에서 간혹 비춰지는 전광판에서 항상 4번타자에 자리하고 있는 박재홍은 실제 당시 연대의 간판 타자였다. 94년 대학선수권 에서 도루상을 차지했고, 춘계리그에서는 22타수 11안타의 놀라운 활약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타자상을 받기도 했다.
박재홍은 1996년 프로입단 후에도 30(홈런)-30(도루)클럽에 두 차례나 가입하는 등 아낌없이 자신의 기량을 발휘했다. 2012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박재홍은 현재는 MBC 스포츠플러스의 해설위원으로 활동중이다.
이 밖에 1994년 아마야구 최우수선수로 뽑혔던 문동환, 1994년 춘계리그 최우수선수 안희봉을 비롯해 채종국, 강영수, 강필선 등 여러 명의 프로야구 선수를 배출한 1994년 연세대는 대학야구의 강자로 군림했다.
94년 춘계리그 우승을 비롯해 추계리그 4강, 대학선수권 4강, 대통령기 4강 등 참가한 대부분의 대회에서 상위권의 성적을 기록했다. 당시 사령탑은 김충남 감독으로 김 감독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야구 대표팀의 감독으로 선임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