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1·레버쿠젠)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혜성처럼 빛을 발하자 이탈리아 세리에A 구단들이 군침을 삼키고 있다.
이탈리아 매체 `일 수시디아리오`는 13일(한국시간) 유벤투스 안토니오 콩테(44) 감독의 말을 빌어 "유벤투스가 손흥민을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삼기 위해 내년 여름이적시장에서 손흥민 영입에 나설 예정이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손흥민에 관해 "1992년생으로 아직 성장 중이다. 신체 조건이 좋으며, 다재다능하다. 클래스가 높다. 한국 국가대표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손흥민의 활약으로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 2위에 올라 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6강 진출에 성공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9월 다른 이탈리아 매체인 `투토메르카토`는 "2011~2012시즌에 레버쿠젠으로부터 아르투로 비달을 영입해 재미를 본 유벤투스가 다시 한 번 레버쿠젠의 선수를 관찰 중"이라고 전하며 영입 후보로 손흥민을 비롯해 곤살로 카스트로(26)·로비 크루제(24) 등을 거론했다.
다만 손흥민의 경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2013~2014 시즌을 앞두고 레버쿠젠이 함부르크에 많은 이적료를 주고 영입했고, 교체 멤버인 다른 두 사람과 달리 주축 멤버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유벤투스의 손흥민에 대한 영입 시도와 관련된 보도가 나온 것으로 볼 때 유벤투스로서는 그만한 돈을 들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벤투스는 세리에 A의 명문구단으로 2011~2012·2012~2013시즌 연속 우승 등 리그 통산 29회 우승, 현 코파 이탈리아 통산 9회 우승, 챔피언스리그 통산 2회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리그1위를 질주 중이다.
유벤투스 뿐만 아니라 세리에A의 인터 밀란 역시 손흥민 영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유벤투스의 손흥민 영입 추진설을 보도한 일 수시디아리오는 지난 11월19일에는 "인터 밀란이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손흥민 영입을 추진 중"이라는 기사를 냈다.
이 매체는 "최근 인터 밀란을 인수한 인도네시아의 거부 에릭 토히르가 아시아 마케팅을 위해 상품성을 가진 새로운 아시아인 선수 영입을 물색하고 있다"며 "화려하고 스타성이 있는 선수로 손흥민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도는 지난해 겨울 인터 밀란이 당시 손흥민의 소속팀인 함부르크로부터 그를 영입하기 위해 1000만 유로(약 150억 원)를 제시했다가 실패했던 일과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최근 일본 국가대표 혼다 게이스케(27·CSKA모스크바)가 4년 계약에 연봉 250만 유로(약 36억 원)
에 AC밀란으로 이적하게 된 것도 유벤투스·인터밀란 등의 손흥민 영입 경쟁을 더욱 뜨겁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AC밀란이 혼다를 끌어들여 아시아 마케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구단들로서는 아시아 시장을 지키기 위해 다른 아시아 출신 스타 플레이어의 영입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람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탈리아 세리에A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 독일분데스리가와 함께 `유럽 축구 4대 리그`라고 하지만, 한 수 아래로 평가받고 있는 탓이다.
게다가 손흥민은 2013~2014시즌을 앞두고 5년 장기계약으로 레버쿠젠에 둥지를 틀었다. 당시 인터밀란은 물론, EPL 명문 구단 토트넘, 리버풀 등도 모두 이적료 1000만 유로를 내걸고 구애했지만 모두 마다했다. 유벤투스나 인터밀란이 손흥민을 모셔가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돈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레버쿠젠이 `복덩이`를 쉽게 내주지도 않을 것이다. 성적에 대한 기여는 물론, 3년간 매년 500만 유로(약 71억5000만원)씩을 후원하는 메인 스폰서 LG전자를 유치할 수 있게 해 준 손흥민이다.
무엇보다 손흥민 스스로도 세리에A를 택할 가능성도 현 시점에서는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에서 충분히 경험을 쌓은 뒤 EPL이나 라리가의 명문 구단에 주축 멤버로 입성할 계획이라는 것이 이미 기정사실화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