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군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부대 내 후임병들이 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어 군 당국의 예방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오전 9시28분께 광주 육군 모 부대 경계초소에서 이모(21) 이병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이 이병의 주변에는 실탄 1발이 발사된 K2 소총이 놓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이 이병은 지난 9월9일 입대해 해당 부대 직할대에서 복무 중이었으며 이날 선임병과 함께 경계초소 근무를 서던 중이었다.
이 이등병은 경계 근무에 들어갈 때 공포탄 10발과 실탄 15발을 지급받았다.
선임병은 군 조사에서 "잠시 초소 아래로 내려가 있던 중 총성이 울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다양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25일에는 전남 장흥군 회진면 부대 해안초소에서 경계근무를 마치고 복귀하던 중 김모(22) 일병이 총기 사고로 숨졌다.
김 일병은 당시 군 당국의 조사 결과 선임병들의 암기 강요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대 일부 선임병들은 주특기가 통신인 김 일병에게 업무와 관련된 암기를 주문하며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일병은 자살하기 전에 "군 생활이 힘들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군 생활 동안 우울증을 호소하며 소중한 목숨을 끊는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 11일에는 광주 서구 풍암동의 한 약수터에서 모 육군부대 소속 이등병 박모(21)씨가 나무에 목을 맨 것을 지나가던 등산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는 상근 근무 형태로 예비군 중대에 출퇴근하며 군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유가족들은 경찰에 "군 입대 후 아들이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때문에 힘들어했다"고 진술했다.
현역 장교들이 목숨을 끊는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10일에는 전남 장성군 삼계면 상무대 군인아파트 방 안에서 모 군수지원단 소속 이모(29·여) 중위가 숨져 있는 것을 부대 중대장 최모 대위가 발견해 헌병에 신고했다.
지난 2010년 10월 임관한 이 중위는 타 지역에서 자영업을 하는 남편과 떨어져 상무대 군인아파트에서 생활해 왔다.
같은 해 8월에는 전남 장성군 삼계면의 한 군인 아파트에서 육군 대위 정모(33)씨가 총상을 입고 숨져 있는 것을 또 다른 대위(28·여)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정 대위는 경기도 연천군의 한 부대 소속 현역 장교로 장성 한 부대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여자 친구를 만나기 위해 총기와 실탄을 들고 탈영한 뒤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대에서 발생한 잇단 총기 사고와 자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군 당국이 예방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군대 못믿겠다. 어떻게 우리 애들 군에 보내겠나. 20년 넘게 정성 다해서 키워놨더니 국가가 죽인다는 게 말이 되냐`고 한탄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도 `철저히 조사하라` `또 자살?` `군대 적응 못해 일어나는 사건, 수없이 많지`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