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이 20일 오후 2시 지도자료실 세미나실에서 독도 특별강연을 무료로 개최한다.
`대한제국칙령 제41호(1900) 속 석도(石島)=독도(獨島)다`가 주제다. 우리나라 고지도와 지명 연구 전문가 이기봉 박사(국립중앙도서관 고서전문원)가 강의한다.
이 박사는 "독도의 명칭 문제를 이해하기 전에 지난 100년 사이 순우리말 지명의 90% 이상이 사라진 현상에 먼저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런 현상은 순우리말 지명을 한자의 소리와 뜻을 빌려 표기했음에도 한자의 소리로만 읽는 우리의 한자 읽기 습관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 박사에 따르면 지금의 `서초` `풍납`은 각각 `서리푸리` `바람드리`를 한자의 `소리+뜻` `뜻+뜻`으로 표기한 것이다. "한자 소리로만 읽다가 굳어진 지금의 지명은 옛사람들이 사용하던 이름과 전혀 달라졌다. 이들을 `서리푸리` `바람드리`로 읽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대한제국칙령 제41호(1900) 속 `石島`와 심흥택보고서(1906) 속 `獨島`가 `석도`와 `독도`가 아니라 순우리말 이름이었던 `독섬`으로 읽어야 역사를 왜곡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박사는 또 1909년 6월에 간행된 해도 `죽변만지수원단(竹邊?至水源端)`에 울릉도 깍세섬이 한자로 `鼠項島`(섬목섬), 가타카나로는 `소모쿠소무`가 표기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한 일본 측의 주장에도 반박한다. 일본 독도 연구자 시모조 마사오는 `소모쿠소모가 石島의 한국어발음인 소쿠소무와 가깝다. 석도는 독도가 아니라 깍세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박사는 "섬 이름을 한자 소리+뜻 형식으로 표기한 것이 石島라고 봤기 때문에 가타카나로 `소모쿠소무`라고 썼다. 石島가 `석섬`에 대한 한자 표기라는 주장 자체가 틀린 것"이라고 반박한다. "만약 그것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말을 조금이라도 알고자 하는 성의를 갖고 있었다면 `석섬`과 `섬목섬`이 같은 소리라는 어리석은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다"라는 판단이다.
"다른 나라의 지명을 연구해 주장하려면 최소한 다른 나라 지명의 소리 전통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오류를 범하더라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것은 국적을 떠나 객관적 진실을 규명하려는 학자의 기본 예의이자 자세"라며 "자신의 선험적 결론에 집착해 학자적 양심을 잃은 시모조 마사오의 모습이 오히려 안쓰럽다"고 짚는다.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http://www.nl.go.kr/)의 `도서관소식-행사안내`에서 강연 참석신청을 할 수 있다. 02-590-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