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본격적으로 내년 6·4 지방선거 체제로 돌입하고 있는 모양새다.  여야는 예산안 심사와 국가정보원개혁특위, 정치개혁특위 등을 놓고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현안들이 마무리되면 내년 정치권의 큰 중심은 단연 지방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여야의 정치적인 자존심은 물론 정국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선 지방선거에서의 필승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이 때문에 여야는 승리공식을 만들기 위해 공고한 준비와 대책 마련에 묘안을 짜내고 있다.◇새누리-민주, 공천갈등 막아라…지방선거 출발점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우선 내부 교통정리부터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매년 선거철만 되면 불거진 것이 바로 공천문제였다. 공천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쉽사리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지역조직의 체계적인 정비작업에 착수했다.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홍문종 사무총장의 지휘 하에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사고 당협`의 조직위원장 선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당이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하면 지방조직을 곧바로 가동할 수 있도록 지역조직의 빈자리에 경쟁력 있는 인물을 채워넣는데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물밑에서 인재 영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 선출 문제를 놓고 내홍을 빚었다.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던 이모씨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자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성태 의원과 김용태(양천을) 의원 등 일부 서울지역 의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며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의 승부처로 노년층·소상공인·청년층의 표심을 꼽고 있다. 이들을 겨냥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민주정책연구원 산하에 연구소를 설립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민주당도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지방선거 공천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상향식 공천제도와 모바일 투표 등 후보 선출 방식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지만 당내에서 갈등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 내에서는 상향식 공천 과정에서 당내 경선을 치를 경우 대의원·당원·국민참여여론조사 반영 비율, 모바일투표 도입 여부 등을 놓고 소속 의원들간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19일 의원총회에서도 이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친노무현계 의원들이 모바일투표와 국민참여 여론조사 비율 축소에 반대하고 있다. 비노무현계 의원들은 "전국 단위의 선거인 당대표·대통령 선거에서 모바일투표를 하는 것은 맞지만 기초나 지역 단위에서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펴며 양측이 맞서는 형국이다.◇안철수, 새정추 앞세워 안풍(安風)몰이 박차 신당창당을 선언한 안 의원의 행보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목된다. 안 의원은 민주당과 야권의 맹주자리를 놓고 한판 대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신당창당 준비조직인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를 출범시키며 기선제압에 나선 형국이다. 특히 새정추는 17일 대전을 시작으로 19일 부산, 26일 광주 순으로 신당창당 작업에 관한 설명회를 여는 등 안풍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전국투어를 통해 신당에 대한 이해와 지지기반 확대를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시도 순회 설명회에는 박호군·윤장현·김효석·이계안 공동추진위원장과 안 의원이 참석해 지역 언론인이나 여론 주도층을 상대로 신당창당의 정치적 목표와 방향 등을 설명했다.안 의원은 설명회에서 "새정추는 여야 구도나 이념과 진영을 뛰어넘어 합리적 개혁을 지향한다"며 "새정추는 진정성과 시대적 소명의식, 무한한 책임감으로 무장한 합리적 개혁가들의 결집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극화된 정당구조를 깨고 합리적인 개혁성향을 가진 정당을, 큰 그릇을 만들어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새정추는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신동해빌딩 11층에서 현판식을 갖는 등 사무실도 마련해 안정적인 지방선거 준비작업을 마쳤다. 신동해빌딩은 민주당 당사 바로 옆 건물이며 새누리당 당사인 한양빌딩과도 마주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안세력으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새누리당과 민주당 당사 인근에 사무소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일단 안 의원의 행보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안철수신당 창당을 가정한 정당지지율 조사 결과 신당이 여당인 새누리당을 3%포인트차로 격차를 좁혔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35%, 안철수신당이 32%, 민주당이 10%, 통합진보당이 1%, 정의당이 0.4%, 의견유보가 22%로 나타났다.갤럽은 "안철수신당이 새누리당 지지층 소수와 민주당 지지층의 절반가량 그리고 무당파의 상당수를 흡수했다"며 "다만 지난달에 비해 신당 창당시 `무당+의견유보자`의 비율이 5%포인트 줄고 안철수신당 지지도는 그만큼 더 늘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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