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 1주년을 맞은 청와대는 특별한 자축행사 없이 조용하고 차분하게 1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국정 성과에 있어서만큼은 지난 1년간 각종 분야에서 ‘비정상의 정상화’의 기틀을 만드는 등 적지 않은 열매를 거뒀다는 게 청와대의 분위기다. 지난 19일 대선 1주년을 맞아 청와대는 별도로 이를 기념하기 위한 특별 행사 등은 마련하지 않은 채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홍문종 사무총장을 비롯한 여당 지도부 인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갖는 정도로 갈음했다. 또 만찬에 앞서 낮에는 중앙당 및 시·도당 사무처 직원과 당원협의회 사무국장 등 당직자 600여명을 초청해 오찬을 갖고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공공기관 개혁 강도 높게 추진  이처럼 차분한 1년을 맞은 가운데 청와대는 지난 1년간 박근혜정부가 대북 및 외교 관계는 물론 민생관련 분야 등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올린 것과 함께 향후 4년간 성공적인 국정운영 실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먼저 원전 비리 문제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미납추징금 환수 문제 등 그동안 지속되던 문제를 해결하는 등 비정상적 관행과 제도를 정상화하는 틀을 마련하는 기간이 됐다는 평가다. 또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 도출 과정이나 새 방공식별구역(KADIZ) 설정 등 원칙을 지켜내면서 북한 및 동북아 관계 등에 있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안보 측면에서는 뚜렷한 결과를 냈다는 것이다.  일감몰아주기의 방지 입법 등을 통해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고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등을 통해 강도 높은 공공기관 개혁을 추진한 것도 나름 의미 있는 조치라는 시각이다. 체육계 관행 개선이나 어린이집 보조금·보육료 등과 관련한 정보공개, 병역기준 조정 등도 비정상적인 관행을 정상화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꼽고 있다. 민생분야와 관련해서는 제2금융권 연대보증 폐지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등을 통해 서민 부담을 경감하고 근로빈곤층 취업우선사업 시범 실시, 희망키움통장 등을 통해 자립형 복지 기틀을 만든 것 등에 대해서도 평가하고 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 기초연금 도입방안 마련, 청년고용할당제 등을 통해 여성·노인·청년층과 관련한 정책도 마련했다. 올해 4분기 3%대 성장을 회복하고 취업자가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반이 구축되고 있는 점을 보여준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또 물가상승률이 1999년 이후 최저치인 1.2%를 기록하고 설비투자가 상승하는 점, 주택거래가 증가하는 점 등 역시 경기회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요소로 보고 있다. 교육과 문화 측면에서도 중학교 자유학기제 도입, 대입제도 개선, 대체공휴일제 도입, FIFA U-20 월드컵 유치 등도 의미있는 성과라는 평가다.  정부3.0을 통한 부처 간 칸막이 해소로 정부 운영방식의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과거 정부는 국정운영의 중심을 국가중심에 뒀다고 한다면 박근혜정부에서는 국정운영의 중심을 국민으로 이동해왔다고 하는 점은 굉장히 큰 국정운영의 변화”라며 “(언론이) ‘깨알(지시)’이라고 표현을 하기도 했지만, 국민행복을 위한 섬세하고 세밀하고 치밀한 국정운영으로 달라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부드러운 원칙이라고 하고 싶다. 단순히 원칙을 위한 원칙이 아니라 그러한 원칙이 곧 국민들이 동의하고 따를 수 있는 원칙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국민들도 그런 부분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날 때에는 많은 성원을 해주실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원칙대로 하는 게 불통?” 그러나 청와대는 지난 1년간 박 대통령이 불통 이미지를 보여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상당한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원칙을 갖고 일관되기 밀고나가는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불통이라고 볼 수 없다는 항변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대선 1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장 억울한 게 ‘불통’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가장 잘못된 점을 불통이라고 하는 부분이 가장 억울하다”며 “원칙대로 하는 데 대해 손가락질하고 불통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자랑스러운 불통”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4800만명을 전부 청와대로 불러서 밥 대접하고 하는 게 소통이 아니라고 본다”며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보지 않았지만 원칙과 신뢰감을 보여줘야 소통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전 비리 및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추징금 환수, 공기업 개혁 등을 들어 “앞선 정권들은 몰랐나, 이걸 알면서도 안 고친 게 불통”이라고 지적했다. 이 수석은 “이제 공기업 개혁을 시작한다. 당연히 저항세력들 입장에서는 불통”이라며 “목표지점이 있는데 암초가 있다고 다시 물건을 싣고 되돌아가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그런 저항에 대해 굽히지 않는 게 불통이라고 한다면 불통 소리 들어야 된다. 5년 내내 불통 소리 들을 것”이라며 “뭔가 다르게 하고, 원칙대로 하는 데 대해 그걸 못하게 하고 손가락질하고 욕하고, 그러니까 불통이라고 하나. 그건 자랑스러운 불통”이라고 역설했다. 이 수석은 “대통령이 분명한 원칙을 갖고 국민의 이익, 국가 이익을 위해 일관되게 나아가고 있는 것에 대해 불편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그걸 불통이라고 한다면 그 불통에 대해서는 돌파해야 한다. 그런 욕은 들어도 된다”면서 “지금 대통령 홈페이지에 수천 명이 도저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해댄다. 그렇게 욕을 먹고 있으니까 불통이라고 한다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문제를 둘러싼 야권의 비판에 대해서는 “충분히 야당 입장에서는 문제 제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검찰조사, 국정조사 다 했다”면서 “그런데 법원에서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 대통령보고 재판 결과에 관계없이 ‘사과하라, 국정원장 잘라라. 대통령 하야하라’고 한다. 하야하지 않아서 불통이냐”고 지적했다. 창조경제 성과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서도 “성과가 1년 만에 다 나타날 수는 없다. 창조경제가 벌써 열매 따먹을 때가 됐느냐”며 “창조경제에 대해 지금 실패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교·안보분야에 대한 성과를 소통의 결과로도 강조했다. 이 수석은 “외교부분에 있어 역대 대통령에 비해 추종을 불허하는 성과를 냈다고 저는 자신한다”면서 “일례로 방공식별구역(KADIZ) 같은 외교적 현안에 부딪혔을 때 외교적 노력과 신뢰 등이 소통이 됐기 때문에 풀린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안보문제에 대해 “꼭 총을 들지 않더라도 지켜내는 것이 소통의 안보 아니겠느냐”며 개성공단 문제 등을 들어 “과거 어떤 사람들처럼 들락날락 하면서 국민들한테 보여주기로 하는 안보가 아니라 우리 경제와 국가신뢰도에 전혀 영향 미치지 않으면서도 안보 위기를 정말 잘 해결해왔잖나. 그리고 북한과도 대화하고 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인사 논란에 대해서도 현 정부가 학연, 지연, 혈연 등과 거리가 먼 인사를 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반박했다. 이 수석은 특히 “공기업 경영에 문제가 많은데 외부에서 오면 100% 다 낙하산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어떤 정권이 들어와도 낙하산이라는 단어는 없어질 수가 없다”며 “다른 정권에 비해서는 많이 자제돼있다는 점은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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