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김명환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등 노조 핵심간부들에 대한 체포 작전이 실패했다. 노조 지도부는 경찰의 수색을 보란듯이 따돌리고 행적을 감췄다. 경찰은 지난 22일 오전 9시45분께부터 오후 10시10분께까지 69개 중대 5000여 명을 동원해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본부를 샅샅이 수색하며 노조 지도부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통해 노조 지휘부가 건물 내부에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민주노총 사무실로 강제 진입했다. 공권력이 투입된 것은 1995년 민주노총 설립 이래 처음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12시간 넘게 진행된 경찰의 체포작전은 노조 지도부들이 사무실을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김명환 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8시께 조합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지도부가 무사히 피신했다"고 알렸다. 정호회 민주노총 대변인은 "철도노조 지도부의 탈출 경로나 현재 위치 등은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 "건물을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어떤 방법으로 감시망을 뚫고 탈출했는지 아직도 제대로된 경위 파악 조차 못하고 있다.  기자가 한 경찰 관계자에게 노조 지도부의 탈출 경위를 묻자 "우리도 알고 싶다. 알고 있는 것 있으면 좀 말해달라"며 푸념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오늘 처음 현장에 투입돼 건물 주변 위치도 아직 파악이 안됐다"며 휴대한 지도를 꺼내보이기도 했다. 23일 현재 경찰의 추적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노조 지도부들이 건물 내부 다른 사무실에 숨어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 관계자는 "이미 노조 지도부들은 새벽에 건물을 빠져나왔다"면서도 "이들이 앞으로 계속 입장을 밝혀야 하기에 몸을 은신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곧 공개적인 장소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해 경찰의 추측을 무색케 했다.  민주노총 본부가 입주해 있는 경향신문사 건물은 복잡한 구조로 돼있어 입구도 여러개다. 노조 지도부들은 경찰의 경계가 소홀했던 새벽을 틈타 포위망을 벗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병력이 노조 지도부들에 대한 강제구인을 위해 건물을 본격적으로 에워싼 것은 오전 8시께부터였다. 지난 21일부터 경찰의 강제진입 시도가 있을 것이라는 정보가 흘러나왔음에도 경찰의 경계는 평소와 다름없었다.  결국 아무런 소득없이 끝난 경찰의 체포작전은 무리한 공권력 남용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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