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건강 상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는 사실은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하겠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연말을 맞아 내놓은 ‘2012년 건강검진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가운데 30대 남성의 비만율(41.1%)과 흡연율(52.8%)이 다른 성별·연령대에 비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일주일 간 달리기·등산 등 숨이 많이 차는 운동을 주 3회, 하루 20분 이상 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고작 15.2%에 그쳐 노인층인 80대 남성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80대 이상 남성은 육체적으로 노쇄, 그런 운동을 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는 문제라고 하겠다.
지난 11월 질병관리본부가 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도 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이 건강 관리에 가장 무관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30대 남성은 흡연과 음주, 운동 부족, 스트레스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4명 중 1명은 주 2회 이상 음주를 하면서 한 번에 소주 7잔(2홉들이 1병꼴) 이상 마시는 고위험 음주군에 속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런가 하면 20대 여성도 흡연과 음주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장시간 직장에 얽매인 바람에 운동을 위한 여유를 갖지 못하는데다 회식 등으로 인한 지나친 음주와 육류 섭취를 반복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건강 생활 실천율이 낮은 이유로는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연령대인 만큼 특히 직장 회식문화와 관련이 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보편적으로 기업 초년생들은 대개 사내 팀워크와 단결 등을 이유로 회식자리가 많은 게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이 또래의 부실한 건강 관리는 차후 40대나 50대의 만성 질환인 고혈압·당뇨 등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결국 막대한 의료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게되고, 사회적 부담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들 세대는 사회 생산력을 지탱하는 주춧돌인 중요한 허리층이다. 개인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업·사회·정부가 나서 건강 인프라 확충은 물론 특히 직장인들의 운동 시간을 배려하는 시스템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