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나 경북도지역 주민들은 만성질환에 대한 영양섭취·준수 규칙 등 자가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북전체 평균에 비해 조사대상 고혈압환자 및 당뇨병 환자의 비만율과 고위험 음주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만성질환자의 건강행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경북행복재단이 지난해 5월6일부터 31일까지 경북도내 25개 보건소의 만성질환관리사업 대상자 1천명과 2012년 지역사회건강조사 통계자료 및 통계청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상대비교해 분석한 연구보고서 「경북도 농촌지역 만성질환 관리실태 및 개선방안」을 통해 밝혀졌다.
▣고혈압 약을 먹기만 하면…
보고서 중 고혈압·당뇨병 지식 항목에서 ‘고혈압이 있어도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고혈압 약을 먹기만 하면 건강습관을 반드시 지키지 않아도 된다’, ‘당뇨병 환자는 세끼 식사를 하기보다 간식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등 여러 기본적 대처문항에서 잘 대처하는 비율이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조사대상자가 고혈압·당뇨병에 대한 자가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밝혀졌다.
만성질환 관리에 필요한 항목 중 응답자가 잘 모르고 있었던 항목은 △스트레스 관리 △식사량 △운동 전 준비물 등이었으며 필요하지 않지만 응답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항목은 △질병 예방법 △식사요법의 원칙 △내 몸에 맞는 운동 등이다.
비만율은 고혈압 환자 33.9%, 당뇨병 환자 37.1%로 2012 지역사회건강조사의 경북 전체 비만율인 23.6%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환자의 고위험음주율(13.7%)과 당뇨병 환자의 고위험 음주율(27.3%)은 ‘2012 지역사회건강조사’의 경북 평생의사진단 경험자의 고위험음주율 고혈압(10.9%), 당뇨병 (10.1%)보다 상당히 높아 만성질환자들의 건강행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응답자 중 고혈압 환자 830여명의 혈압조절률은 91.9%, 현재치료율은 98.6%, 혈압약 복용비율은 98.0%로 나타났으며 당뇨병 환자 330여명의 혈당조절률은 63.2%, 현재치료율은 99.4%, 약물치료율은 98.1 %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혈압조절률 42.5%, 혈당조절률 28.1%보다 상당히 높은 것으로, 응답자가 ‘스스로 잘 조절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제 측정된 조절율과는 매우 상반된 것이다.
보고서는 △시·군별 만성질환 상담 콜센터 설치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마을단위 건강리더 양성 △1경로당· 1건강 리더·1건강 측정부스 운영을 통한 경로당 행복건강ZONE 조성 등으로 생활 속에서 주민 스스로가 자기관리 역량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농촌지역 만성질환관리실태 및 개선방안에 대해 대구보건대학교 박재원 교수는 고혈압·당뇨병 환자의 자가관리 미흡으로 인해 지속적인 혈압 및 혈당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환자 스스로가 자가관리를 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뿐 아니라 지속치료 및 관리를 위해 건강리더 육성을 통한 환자 자신의 임파워먼트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성질환 3개 이상 앓는 노인 늘어난다
▣65세 이상 절반 고혈압 환자
65세 이상 고령자 10명 가운데 6명은 만성질환 3개 이상을 한꺼번에 앓고 있는 복합 만성질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2011년 환자표본 자료 중 65세 이상 외래환자 15만5380명을 분석해 ‘효과적인 만성질환 관리방안 연구’ 보고서(정영호, 고숙자, 김은주)를 발표했다.
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자가 전체의 60.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개 이상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노인은 전체의 20.7%, 1가지 이상을 앓고 있는 고령자는 14.1%였다. 하지만 만성질환이 없는 고령자는 전체의 4.7%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완벽하게 회복되기 어렵거나 상당 기간 지속되는 질환을 만성질환으로 정의했다. 이 만성질환을 또 고혈압, 만성요통, 당뇨병, 전립선 비대증 등 46개로 분류했다. 이러한 만성질환을 3개 이상 동시에 앓고 있는 것을 복합 만성질환으로 규정했다.
복합 만성질환자가 앓고 있는 평균 만성질환 수는 남자가 평균 4.5개, 여자가 평균 4.7개를 앓고 있었다. 전체 평균은 3.34개였다. 또 자주 발생하는 복합 만성질환 구성을 보면 ‘고혈압·만성요통·관절증’이 전체의 19%로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고혈압·만성요통·당뇨병’이 5.94%, ‘고혈압·관절증·당뇨병’이 3.02%로 뒤이었다.
3개 이상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자의 연평균 진료비는 32만2462원이고 이 가운데 본인 부담금은 7만1945원이었다. 반면 만성질환이 없는 고령자의 진료비는 연평균 5만201원, 본인 부담은 1만4225원이었다.
고령자에게 가장 흔한 만성질환은 고혈압으로 65세 노인의 48.8%가 고혈압 환자였다. 이어 만성위염 38.5%, 만성 요통 36.0%, 관절증 25.2%, 알레르기 22.3%, 당뇨병 19.7% 등의 순이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만성질환자가 늘어나면서 복합 만성질환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환자 자신들이 지속적으로 자신의 건강을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