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에는 남편과 함께 직접 만든 한복을 입고 세배 할래요"설을 일주일 앞둔 지난 24일 오후 대구 북구 침산동 대구국제문화센터에서 만난 결혼 3년차 베트남 새댁 응웬티 하이(25)씨.그는 한겨울인데도 연신 구슬땀을 흘리며 바느질에 한창이었다. 이번 설에 남편에게 직접 만든 한복을 선물하기 위해서다.응웬티 씨는 "남편에게 한복을 만들어 입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같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세배를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고 말했다.응웬티 씨가 한복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12년 대구 서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규방공예 수업을 들으면서 부터다.당시 수업을 담당하던 대구국제문화센터 서창익 원장이 응웬티 씨의 소질을 발견하고 한복 제작을 배워볼 것을 권유, 그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한복 만들기에 뛰어들었다.응웬티 씨는 그 때부터 하루 꼬박 4시간 씩 바느질과 재봉질에 몰두했다. 지금까지 만든 한복만 해도 수십 벌. 실력도 제법 수준급에 올랐다.한복 입기를 좋아한다는 그는 "한복은 베트남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며 "한복은 좀 더 풍성하고 섬세한 곡선이 특징인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한복을 통해 한국의 전통과 문화에 대해서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 생활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응웬티 씨는 오는 4월에 있을 한복기능사 국가기술자격증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실기 실력은 충분하지만 문제는 필기시험이다.그는 "한국어능력시험에는 합격했지만 한복기능사 필기시험 문제를 푸는 것은 아직도 어렵다"며 "남은 기간 동안 필기 공부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한복기능사 자격증 취득 이후에는 한복기능경기대회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남편과 시부모님의 지원도 적극적이다.응웬티 씨는 "한복기능사 자격증을 따게 되면 한복 전문가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싶다"며 "한복을 통해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를 잇는 가교 역할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서창익 원장은 "결혼이주여성이 우리나라의 전통 옷인 한복 제작을 배운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제2, 제3의 응웬티 씨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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