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첫 겨울 축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의 개회식(한국시간 8일 오전 1시· 현지시간 7일 오후 8시)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여전히 미진한 준비상황이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오른다.
역대 가장 비싼 올림픽이라는 호칭이 무색한 상황이다.
미국 CNN 방송은 "올림픽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일부 호텔의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며 "숙박시설의 공사 지연은 수만 명의 올림픽 방문객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4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소치올림픽조직위는 이미 "미디어를 위한 숙박시설 중 최소 1곳 이상이 공사를 끝마치지 못했다"고 실토한 상태다. 스노보드 경기장 등이 들어선 산악 클러스터의 미디어 숙박시설은 9개 중 불과 6개만 완공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소치 시내에서 77㎞가량 떨어진 크란스나야 폴랴나(Krasnaya Polyana) 지역에 건축 중인 고리키 그랜드 호텔(hotel Gorki Grand)은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숙박시설 중 하나다.
소치올림픽조직위는 "고리키 그랜드 호텔은 현재 기술적인 문제로 개장이 지연되고 있다"며 "수도 관련 시설에서 문제가 발견됐다"고 해명했다.
AP통신은 3일 크란스나야 폴랴나 지역에 신축 중인 또 다른 숙박시설인 고리키 플라자 이스트 호텔 앞 건축 자재 더미가 쌓여있는 사진을 보도하며 준비 부족을 꼬집기도 했다.
소치올림픽에는 약 1만1000명의 취재진이 동계 축제를 취재하기 위해 러시아를 찾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마크 아담스 대변인은 "아직 완공하지 못한 호텔이 있다"고 준비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소치올림픽에 필요한 4만1000개의 객실 중 2만개는 신축됐다"고 해명했다.
세계인의 놀림거리가 된 `쌍둥이 화장실`은 소치올림픽의 부실한 준비 상태를 방증하는 좋은 예다.
해외 언론은 지난달 바이애슬론센터 내 남자 화장실이 칸막이 없이 좌변기 두 개가 나란히 설치된 사실을 앞다퉈 보도했다.
지난 2일에는 메인프레스센터(MPC)의 보안 업무를 맡는 직원들과 봉사자를 위한 화장실이 `쌍둥이 화장실`로 지어진 것이 발견돼 다시 한 번 망신을 당했다.
그러나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언제나 올림픽을 시작하기 전에는 풀어야 할 문제가 있게 마련이다"며 "우리는 소치를 직접 시찰하면서 커다란 만족과 자신감을 느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러시아 정부는 소치동계올림픽 예산으로 500억 달러(약 53조원)를 쏟아 부었다. 종전 올림픽 역대 최다 투자였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400억 달러)보다 약 100억 달러나 많은 액수다.
하지만 곳곳에서 지적이 나오면서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일고 있다. 러시아 야당은 지난해 6월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러시아 재벌들이 공사를 수주하면서 250억∼300억 달러를 횡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동계 스포츠 축제가 잘 치러질 수 있을지 전 세계인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