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흐(61·독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불참을 선언한 세계 주요 정치 지도자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AP통신은 바흐 위원장이 "올림픽이 정치적인 이의를 제기하거나 점수를 따기 위한 직·간접적인 정치적 장치로 사용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고 5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이날 있은 IOC 총회 개회식 환영 행사에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참석했다. 바흐가 실명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으나 메시지는 올림픽 개회식에 불참하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포함한 유럽의 주요 지도자들을 향하고 있다. 소치 올림픽 개회식에는 오바마 미 대통령을 포함, 요하임 가우크 독일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 등이 모두 불참한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지도자들이 개회식 불참을 선언한 이유는 러시아의 반동성애법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6월 미성년자에게 비전통적 성관계, 즉 동성애 선전을 금지하는 법률을 채택해 국제사회의 거센 저항을 받고 있다. 2000년 이후 올림픽에서 미국이 개회식에 대통령·부통령·영부인 가운데 한 명이라도 파견하지 않은 것은 소치올림픽이 처음이다. 미국은 소치올림픽에 자넷 나폴리타노 전 국토안보부 장관을 대표로 파견했다. 또한 선수단에 전직 테니스 선수 빌리 진 킹·2006년 올림픽 아이스하키 메달리스트 케이틀린 케이호·피겨스케이팅의 브라이언 보이타노 등 동성애 선수를 포함시켜 불만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바흐 위원장은 "평화적이고 직접적인 정치 화법으로 반대 의사를 나타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올림픽(운동선수) 뒤에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고 재차 불참을 표현한 각국 지도자들에게 불만을 표현했다. 또한 "푸틴이 올림픽 기간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이 없을 것으로 밝혔고 IOC가 이를 보장하겠다"며 "올림픽선수촌에서 정치적인 시위가 벌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치동계올림픽은 지난해 9월 바흐가 새 IOC 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처음으로 치르는 올림픽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