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방둥이로 태어나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학업의 문을 두드린 홍종임(68) 할머니. 자녀들을 키우느라 쉴틈없이 살아온 홍 할머니는 마음 한 켠으로 늘 배움에 목말라했다.
그렇게 4년간 우유배달로 생계를 이어오며 중·고등학교를 다닌 끝에 올해 학사모를 쓰게 됐다. 홍 할머니는 "일생의 순간에서 지금이 가장 만족스럽다"며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배움을 즐기면서 행복한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2. 올해 최고령 대학 입학생이 되는 이선례(78) 할머니의 사연도 남다르다. 일찍 남편을 잃고 택시 운전으로 가정을 이끌어온 이 할머니는 오기와 책임감으로 악착같이 버텼다.
이 할머니는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며 "몸이 지쳐 힘들지만 꼭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고 싶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올해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고 호서대 평생교육원 사회복지과에 입학한다.
#3. 김모(47·여)씨는 어렸을 적 허약한 체질에 자주 귀가 아파 학교를 결석하기 일쑤였다. 그러던 중 갑자기 쓰러져 수술을 받게 됐고, 청각장애를 얻는 바람에 졸업조차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결국 자녀를 다 키우고 나서야 중·고등학교에 가게 된 김씨는 학교 동기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학업을 마치고 졸업장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제때 학업을 마치지 못해 가슴앓이를 해오다 뒤늦게 학사모를 쓰게 된 주부 만학도들의 특별한 졸업식이 열린다.
일성여자중·고등학교는 25일 늦깍이 중학생 286명과 고등학생 227명이 졸업한다고 9일 밝혔다. 일성여중·고는 40~80대 만학도들이 중·고교 과정을 공부하는 2년제 학력인정 평생학교다.
특히 이번에 졸업하는 고등학생 227명 모두 대학에 합격하게 됐다. 8년 연속 졸업생 전원이 대학에 입학하는 쾌거를 이루게 됐다고 일성여·중고는 설명했다.
이들의 졸업식은 25일 오전 10시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