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하고 난폭한 비디오 게임을 즐긴 10대 청소년의 감정이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발표되어 주목받고 있다.
17일 캐나다 오타리오주 브럭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니터 앞에서 하루 3시간 이상 비디오 게임을 한 10대 청소년의 경우 외부 세상과 접촉이 부족해 참과 거짓을 분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며 “사람을 신뢰하지 않고, 잘못된 편견으로 세상을 판단하다”고 밝혀졌다.
특히 동정심이나 타인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벨기에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비디오 게임을 장기간 즐긴 10대 청소년의 두뇌 구조가 도박 중독자와 비슷한 반응을 나타냈다.
오락 게임을 자주 한 14세 청소년의 두뇌에서 `보상중추(Reward center)` 부위가 게임을 덜 즐긴 아이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뇌 영상촬영(fMRI)에서 관측됐다.
보상중추는 쾌락을 느끼는 데 직접 관여하며 마약, 알코올, 도박을 즐길수록 발달하는 두뇌 부분이다.
물은 배가 불러 못 마셔도 술은 계속 마실 수 있는 이유도 이 부위가 중독되기 때문이다.
캐나다 연구원들은 13세에서 14세까지의 109명의 소년을 상대로 실험을 조사한 결과, 그 가운데 88% 이상의 청소년이 비디오 게임을 하루 30분 이상 매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디오 게임 내용에는 상대방을 살해하고 목을 자르고 불구로 만들고 고문하는 장면 등이 포함돼 있다.
실험에 참가한 10대 청소년들은 도덕성 검증을 위한 설문 조사에서 친구의 목숨을 구하거나 돕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답변했다.
지금까지 연구 발표에 따르면 인간의 도덕적 판단력은 어린아이부터 성년에 이르기까지 4단계에 걸쳐 형성되며 13세에서 14세에는 세 번째 단계이다.
이 시기엔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는 판단력과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형성되는데 잔인하고 난폭한 비디오 경기를 자주 즐기면 그 시기가 지연되는 것으로 판명됐다.
실험을 수행한 바조빅 연구원은 “정기적으로 또는 장시간 비디오 게임을 즐긴 10대는 외부 사람과 충분한 대화와 접촉이 부족하여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는 능력과 배려함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바조빅 연구원 팀은 “이번 연구 결과로 잔인한 장면이 포함된 비디오 게임에 청소년이 자주 노출되면 폭력이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그러한 쾌감에 두뇌 부위가 익숙해져 도덕성 결여와 타인에 대한 이해심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이에 2011년 7월 22일 노르웨이의 인종학살자(Anders Breivik)와 2012년 12월 14일 미국 샌디훅 초등학교에 총격을 과한 무참한 살인마(Adam Lanza)가 수사 결과 ‘Call of Duty’ 비디오 게임에 중독된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에서 이와 유사한 비디오 게임인 넥슨(Nexon)의 서든 어탁(Sudden Attack) 가 있으며, 게임을 하루 3시간 이상씩 즐기는 16세 정 모 군은 “그 게임을 하지 않는 경우 짜증과 불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