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첫 출전에 4강까지 바라봤던 한국 여자 컬링의 도전이 예선에서 멈출 위기에 놓였다.
신미성(36)·김지선(27)·이슬비(26)·김은지(24)·엄민지(23·이상 경기도청)로 구성된 한국 여자컬링대표팀은 16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큐브 컬링 센터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덴마크와의 예선 7차전에서 4-7로 역전패했다.
2승5패를 거둔 여자컬링대표팀은 10개국 중 9위에 그쳐 사실상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중국·영국·스위스는 한 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공동 3위(4승3패)에 랭크됐다.
여자컬링대표팀이 미국·캐나다와의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한다고 해도 희박한 경우의 수를 노려야 한다. 공동 3위 팀이 전패를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다.
2엔드에서 1득점에 성공한 여자컬링대표팀은 4엔드에서 1점을 뺏겼다. 이어진 5엔드에서 1점을 만회했지만 이후 뒷심부족으로 무너졌다. 6, 7엔드에서 각각 2점과 3점을 뺏기며 대량 실점했다.
2-3으로 뒤지던 7엔드에서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무위에 그쳤다. 후공인 여자컬링대표팀은 마지막 투구로 가운데 표적에 몰려있는 덴마크의 스톤 3개를 밀어내려 했지만 작전에 실패했다.
이후 여자컬링대표팀은 8엔드에서 1점을 따내며 추격에 나섰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9엔드에서 1점을 내줬다. 마지막 10엔드에서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친 여자컬링대표팀은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2013년 세계선수권에서 4강 신화를 일구며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진출에 성공했던 한국 여자 컬링은 미국과 캐나다의 남은 2경기를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둘 예정이다.
한국 여자 빙상의 유망주 김보름(21·한국체대)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서 1분59초78의 21위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동계유니버시아드 1500m에서 1위를 차지했던 김보름은 지난 9일 3000m에서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순위(13위)를 갈아 치운데 이어 1500m에서도 선전하며 4년 뒤 전망을 밝혔다.
2조에서 출발한 김보름은 초반 300m에서 27초30을 기록했다. 1100m를 1분27초93으로 통과한 김보름은 함께 출전한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1분대로 레이스를 마쳤다.
노선영(25·강원도청)은 2분01초07로 29위를 차지했고 양신영(24·전북도청)은 2분04초13으로 참가선수 36명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기적의 레이스`를 꿈꾸는 한국 봅슬레이는 올림픽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원윤종(29)과 서영우(23·이상 경기연맹)로 구성된 한국 남자 봅슬레이 2인승 A팀은 1·2차 레이스 합계 1분54초61을 기록했다.
1차 레이스에서 18위(57초41)를 차지한 A팀은 2차 레이스에서 19위(57초20)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합계 기록에서 0.21초를 단축했지만 다른 팀에 밀렸다.
강광배(41)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부회장이 지난 2010년 밴쿠버 대회에 남자 4인승에 출전한 이후 한국이 2인승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윤종이 조종간을 잡고 서영우가 제동수를 맡은 A팀은 그동안 갈고 닦았던 스타트 기술을 뽐내며 1차 레이스를 무난하게 마쳤다.
특히 4.87초의 스타트 기록은 30개 팀 가운데 10위에 해당할 정도로 좋았다. 이후 17차례의 커브를 도는 동안 몇 번의 부딪힘으로 기록에서 손해를 봤지만 큰 실수는 없었다.
원윤종-서영우 조의 2차 레이스 출발 기록은 4.91초로 다소 늦었지만 레이스 과정에서 실수를 줄였다. 57초20으로 결승선 통과, 1차 대비 0.21초를 단축시켰다.
4년 전 남자 4인승의 브레이크맨으로 올림픽을 처음 경험한 김동현(27·강원도청)은 파일럿으로 전향해 올림픽 두 번째 레이스를 펼쳤다.
브레이크맨 전정린(25·강원도청)과 호흡을 맞춰 B팀으로 2인승에 출전한 그는 1·2차 레이스 합계 1분55초47로 25위에 그쳤다. 두 차례 모두 스타트 기록은 4초94를 찍었지만 레이스 운영이 매끄럽지 않았다.
남자 2인승은 3차 레이스 합계 기록으로 20위 안에 들어야 마지막 4차 레이스에 진출할 수 있다. 15위권 진입을 바라보는 한국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3차 레이스에서의 분발이 필요하다.
스웨덴은 크로스컨트리 남자 4x10㎞ 릴레이에서 1시간28분43초0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도 1위를 차지했던 스웨덴은 2연패의 기쁨을 누렸다.
라스 넬슨(29)-다니엘 리차드슨(32)-요한 올슨(34)-마커스 헬너(29)로 구성된 스웨덴은 끝까지 1위를 내주지 않고 레이스를 마무리 했다.
스웨덴은 여자 4x5㎞ 릴레이에 이어 남자 릴레이까지 거머쥐며 크로스컨트리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한 국가가 남녀 릴레이를 석권한 것은 1972년 삿포로 대회의 구소련 이후 42년 만이다.
러시아는 1시간29분09초3으로 은메달을 가져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직접 경기장을 찾아 홈 팬들과 함께 선수들을 응원했다.
동메달은 1시간29분09초3의 프랑스에 돌아갔다.
크에틸 얀스루드(29·노르웨이)는 알파인스키 남자 슈퍼대회전에서 1분18초14로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밴쿠버올림픽 알파인스키 남자 대회전 은메달로 아쉬움을 남겼던 얀스루드는 세 차례에 걸친 올림픽 도전 끝에 금메달의 한을 풀었다. 얀스루드는 활강 동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두 번째 메달을 손에 넣었다.
앤드류 웨이브레이트(29·미국)가 0.3초 뒤진 1분18초44로 은메달을 가져갔고, 얀 후덱(33·캐나다)과 보드 밀러(37·미국)가 1분18초67로 공동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의 금메달은 요리엔 테르 모르스(네덜란드)에게 돌아갔다. 테르 모르스는 1분53초51의 새로운 올림픽 기록까지 수립했다.
테르 모르스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을 병행이라는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역대 올림픽에서 두 종목 모두 출전한 여자 선수는 테르 모르스가 유일하다.
스피드스케이팅 1500m가 열리기 전에는 쇼트트랙 500m와 1500m에서 실력을 뽐냈다. 특히 1500m에서는 결승까지 올라 4위를 차지한 실력자다.
이번 대회에서 스피드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내고 있는 네덜란드는 1~4위를 휩쓸었다. 이레네 부스트가 1분54초09로 은메달을 차지했고 로테 판 베이크가 1분54초54로 뒤를 이었다.
한편 메달 사냥에 실패한 한국은 금·은·동 1개씩으로 종합 17위에 그쳤다. 독일이 금 7·은 3·동 2개로 선두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