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밭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남자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이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소치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를 목에 거는 데 그쳤다. 효자종목의 부진 속에 한국은 13위로 대회를 마감, 동계올림픽 3회 연속 톱10 진입이 좌절됐다. 올림픽 전부터 선수단 구성에서 삐걱댔던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결국 소치에서도 아쉬운 모습으로 일관하다가 결국 `노메달`이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 들고 대회를 마쳤다. 한국이 남자 쇼트트랙 종목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수확하지 못한 것은 2002미국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 이후 12년 만의 참사다. 대회 참가 이전부터 악재가 발생했다. 5000m 계주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노진규(22·한국체대)가 암투병으로 인해 소치행이 불발된 것이다. 또한 러시아로 귀화해 8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는 빅토르 안(29·한국명 안현수)은 소치대회전에 열린 유럽선수권에서 500m·1000m·3000m·5000m 계주에서 4관왕을 차지, 한국의 가장 큰 적으로 떠올랐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남자 쇼트트랙이 출전한 4개 종목(500m·1000m·1500m·5000m 계주) 중 결승에 진출한 것은 1500m와 1000m 두 종목에 불과했다. 천신만고 끝에 올라간 1500m 결승에서 이한빈(26·성남시청)은 6위에 그쳤고 1000m 결승전에 나선 신다운(21·서울시청)은 실격처리돼 순위에도 오르지 못했다. 남자대표팀은 대회 내내 임패딩(밀치기) 반칙뿐만 아니라 수 차례 넘어져 실력 발휘도 제대로 못한 채 레이스를 망친 경우도 많았다. 올림픽 전 쇼트트랙 남자대표팀이 모두 4개의 메달을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대한체육회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만족할만한 성적과 함께 세대교체까지 성공한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과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 쇼트트랙 최고의 별이 된 빅토르 안과는 더욱 극명하게 대비됐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밴쿠버대회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각각 2개씩 모두 4개의 메달을 땄냈던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은 소치에서 네덜란드의 벽에 막혀 은메달 1개에 만족해야 했다. 밴쿠버올림픽에서 500m 금메달과 10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모태범(25·대한항공)은 소치대회에서는 같은 종목에 출전했으나 모두 입상에 실패했다. 500m에서 아쉽게 4위를 기록한 모태범은 애정을 드러냈던 1000m에서 12위에 그쳐 밴쿠버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대회를 마쳤다. 역시 밴쿠버 대회에서 1만m 금메달과 5000m 은메달을 각각 수확했던 이승훈(26·대한항공)은 5000m에서는 12위 그리고 1만m에서는 아쉬운 4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승훈은 주형준(23)·김철민(22·한국체대)과 함께 참가한 팀 추월에서 아시아 첫 메달(은메달)을 수확, 다소 자존심을 회복하고 대회를 마감했다. 전통적인 메달밭으로 여겨졌던 남자 쇼트트랙 그리고 밴쿠버 신화를 재현해주기를 기대했던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은 커다란 숙제를 안고 4년 뒤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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