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팀 서울에 도전하는 입장이지만 우리는 이곳에 이기러 왔다."
김승용(29·센트럴코스트 마리너스FC·호주)은 24일 오전 11시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지하 1층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공식 기자회견`에서 `친정팀` FC서울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울산현대(2012~2014년)에서 활약하던 김승용은 지난 2월 센트럴코스트로 둥지를 옮겼다.
프로 11년 차 베테랑 김승용의 뿌리는 서울이다. 그는 지난 2004년 서울을 통해 프로에 데뷔한 뒤 5시즌(2004~2006년·2008~2009년) 동안 검붉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해외로 이적한 뒤 아시아 최고의 무대에서 친정팀을 다시 만난 김승용은 "다른 나라 유니폼을 입고 이렇게 서울에 다시 오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서울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도전자의 입장이지만 나는 이기러 이곳에 왔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서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승용이다. 그는 "서울과 경기를 하게 돼 기분이 좋다. 서울에 대한 정보는 다른 선수들을 통해 얻고 있다"며 "(김)진규 형이 주장을 맡고 있는데 그런 점을 역이용해 정보를 얻어내겠다.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서울의 약점을 공략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승용은 챔피언스리그와 인연이 깊다. 그는 울산 소속이었던 2년 전 이미 아시아 정상에 선 경험이 있다.
그는 "2년 전 울산에서 챔피언스리그 결승골도 넣어봤고 우승도 경험해 봤다"며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새롭다. 과거의 경험들은 모두 내려놓고 초심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다. 덕분에 요즘 축구가 너무 재미있다. 도전하는 입장에서 즐겁게 축구를 하겠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과 중동으로의 이적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김승용은 호주를 택했다.
이에 대해 김승용은 "오랜 시간 함께 했던 김호곤 전 울산 감독님이 사임을 하셨고 나 역시 그때 계약 기간이 끝났다. 새로운 팀을 물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호주에서 좋은 제안이 왔다"며 "중국이나 중동에서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선수의 입장에서 금전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호주행을 택했다. 팀 환경도 좋고 감독님을 포함한 모두가 내게 친절하게 대해 준다. 덕분에 운동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 모스 센트럴코스트 감독(43)은 "서울은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 팀이다. 이번 경기에 비중을 두고 많은 연구를 했다. 큰 도전이 되겠지만 멋진 경기를 기대한다"며 "개인적으로 에스쿠데로를 경계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수비를 단단하게 하고 볼 점유율을 높인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김승용이 골을 기록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승용을 영입한 이유에 대해 모스 감독은 "아시아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사전에 충분한 조사를 했다. 플레이 메이커로서 강력한 정신력까지 갖춘 선수를 찾고 있었는데 그 조건에 김승용이 완벽하게 부합했다"며 "한국 선수들은 팀에 대한 충성도와 열정이 남다르다. 팀에 합류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김승용은 동료들을 한국 식당에 데리고 가는 등 친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트럴코스트에는 K리그 수원삼성에서 활약했던 에디 보스나(34)도 몸담고 있다. 이번 서울 원정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모스 감독은 "지난 주 정규리그 경기에서 보스나가 등에 부상을 당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풀타임을 소화한 적 없다보니 몸에 무리가 온 것 같다"며 "앞으로 있을 경기들을 위해 무리하게 보스나를 출전시키지 않기로 했다. 보스나가 한국을 그리워하고 있는데 이번에 함께 하지 못하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