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준 기자  21일 2014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가 끝난 후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스포츠는 정정당당하게 이뤄져야 성립할 수 있다. 예술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지만 피겨스케이팅 역시 스포츠다. 기록 경기가 아니라 심판들의 채점에 의해 결과가 결정되는 종목이다. 심판들의 채점으로 결과가 나오는 피겨스케이팅은 심판들이 칼같은 판정을 내리지 않으면 스포츠로서 의미를 잃는다. 스포츠가 아닌 `예술`이 되어버릴 수 있다. 4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는 올림픽은 스포츠에서는 가장 큰 무대다. 권위가 있다. 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은 세계선수권대회 우승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권위가 있는 대회인 만큼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이라면 어느 대회보다 정당한 판정이 이뤄져야 한다. 사실 피겨 뿐 아니라 어느 종목에서든지 마찬가지다. 4년간 선수들이 피땀 흘려 준비한 무대가 애매한 판정에 날아가 버린다면 올림픽 메달, 그리고 올림픽의 권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의 욕심은 올림픽의 권위는 물론, 스포츠로서 피겨스케이팅의 존재 가치까지 퇴색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겨 단체전에서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롱에지를 저지르고도 이를 지적받지 않았을 때부터 `홈 텃세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결국 러시아는 여자 싱글에서 선을 넘었다. 쇼트프로그램부터 러시아의 `야망` 시나리오가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1위에 오르기는 했지만 구성요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후한 GOE(가산점수)를 챙긴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가 김연아에게 불과 0.28점 적은 점수를 받고 2위를 차지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더욱 심했다. 소트니코바는 점프를 뛰면서 넘어지는 결정적인 실수를 하지는 않았다. 김연아 또한 마찬가지였지만 심판들이 두 선수에게 준 GOE는 큰 차이가 났다.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동유럽 국가의 심판들이 유독 많이 배정된 것은 `러시아의 야망`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하기에 충분하다. 심판 배정이 추첨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말이다. 안방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동계올림픽의 꽃` 중에 하나로 꼽히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이 탐나기는 했을 것이다. 피겨스케이팅에서 나름대로 강국으로 군림하다가 최근 몇 년 동안 김연아, 아사다 마오(24·일본)의 등장으로 아시아에 빼앗겼던 대권을 전 세계가 주목하는 동계올림픽에서 되찾고자 하는 욕심도 있었을 것이다. 과한 욕심은 스스로를 갉아 먹게 마련이다. 스스로 대회의 권위를 떨어뜨리고도 러시아가 소치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자신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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