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5일오후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만난 자리에서 " 그동안 올림픽 때면 금메달 몇 개 땄는지, 순위가 몇 위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였는데 이번에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에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선수단을 초청해 오찬을 갖고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 기간 내내 선수단이 불굴의 정신과 용기가 자랑스러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사실 심석희 선수가 은메달을 딴 후 죄송하다고 했을 때 국민들은 `세계 2위가 왜 미안하냐`며 격려해 주셨다"며 "마지막 은퇴무대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친 김연아 선수에게는 `연아야, 고마워`라는 문구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또 "컬링과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스키처럼 우리가 다소 취약했던 종목에서 열심히 뛰는 선수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과 응원을 보냈다"며 "올림픽 창시자인 쿠베르탱 박사는 `올림픽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것이고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잘 싸우는 것`이라고 얘기를 했는데 우리 사회도 진정한 올림픽정신을 향해 다가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 번 넘어지고 두 번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꿈을 이뤄낼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준 것이 이번 동계올림픽을 통해 얻은 아름다운 결실이었다"면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며 역량을 키워나간 국가대표 선수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고, 그 노력이 국민들의 마음에도 진실로 전달돼 감동과 찬사를 보내게 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여섯 번째로 올림픽에 출전해서 마지막까지 훌륭한 경기를 펼쳐준 이규혁 선수가 보여준 용기와 도전정신은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할 가치이자 정신"이라며 "모든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이 국민들 마음에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준 진정한 영웅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아울러 차기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서는 "훌륭한 경기장과 글로벌 시민의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선수들 경기력 향상이 중요하다"면서 "4년 뒤 평창올림픽에서 여러분 꿈이 성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서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은 "비록 처음 목표한 성적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우리 선수단은 빙상종목을 포함해 컬링, 설상, 썰매 등 다양한 종목에 참가해서 평창 동계올림픽 위한 경험을 쌓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한국 스포츠의 질적.양적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열 선수단장은 "무엇보다 가장 자랑스럽게 느낀 것은 선수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보여준 성숙함"이라며 "선수들은 진정한 스포츠맨 정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줌으로써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떨쳤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선수들도 행사 도중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했다. 이상화 선수는 `대회기간 잘 먹었느냐`는 개그맨 김준호의 질문에 "한국음식은 매일 먹었고, 한식 덕분에 제가 좋은 성적이 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컬링 종목의 이슬비 선수는 `아이유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닮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이유 닮았다고 하면 돌 맞을 것"이라면서도 "제가 아이유보다 다 떨어지지만 컬링하나 만큼은 낫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루지 대표 김동현 선수는 `연습하면서 전복 사고가 많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누워서 하다 보니 (전복될)확률이 많다"고 답했다. 이에 김준호는 "그래서 전복을 준비했다고 한다"고 받아쳐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올림픽에 나란히 출전한 박승주·승희·세영 삼남매 중 둘째인 박승희 선수는 쇼트트랙 경기 당시 넘어졌을 때의 심정을 묻는 질문에 "일단 다른 생각 하나도 안 들고 빨리 가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또 넘어진 것 같다. 급해가지고"라고 답했다. 아울러 옆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눈물을 보인 언니 박승주 선수에게 "왜 우느냐"고 달래기도 했다. 박승희 선수는 경기 당시 자신을 잡으려고 했던 중국의 판커신 선수의 뒷이야기에 대해서는 "저를 못 잡아서인지 사과는 없었고, 경기 후에 축하한다고 해서 저도 축하한다고 했던 것 같다. 사과는 안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연아와 봅슬레이 원윤종 선수는 선수단을 대표해 소치 동계올림픽 성화봉을 형상화한 기념품과 국가대표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헬멧을 박 대통령에게 선물로 건넸다. 한편 이날 오찬에는 99명의 선수단과 함께 급식센터 등 지원센터에서 선수들을 도운 15명의 지원단과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조양호 대한체육회 수석부회장,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소치 동계올림픽 관계자 170여명이 동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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