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위기에 처했던 청송 현서고가 큰 암초를 만났다.주민들의 입학으로 폐교 위기를 모면했지만 이들 농업인·주부 고교생들이 등교를 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청송 현서고는 지난 1월 신입생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해 폐교 위기에 직면했다.폐교를 막기 위한 최소 신입생 모집정원은 14명이었지만 진학 예정인 학생은 5명에 불과했다.청송지역 학생은 3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2명은 안동과 영천에 각각 집이 있는 학생들이었다.현서고는 1982년 개교해 그동안 12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 농촌 인구 감소에 따라 최근 수년째 통폐합과 폐교 위기를 겪어왔다.현서면의 유일한 고교가 폐교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에 다급해진 학교측과 동문들은 입학자원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인근지역까지 수소문했지만, 소득이 없었다.궁리 끝에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우리라도 입학해서 폐교를 막자`는 착상을 냈다.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인근 마을을 돌며 늙은(?) 신입생을 모집, 마감일인 지난달 3일 최소 모집 정원을 채웠다.올해 54세인 김모씨를 포함해 20~50대의 중졸 학력 주민 9명이 입학했다.평균 연령 41세인 이들은 대부분 농업인 또는 가정 주부였다. 자녀와 함께 현서고에 나란히 입학한 학부모도 있다.주민들이 나서 폐교 위기는 가까스로 면했지만 문제는 이후부터 나타났다. 당장 농업인·주부 신입생들에게 교복을 입도록 해야할지가 문제로 떠올랐다. 학교측은 고심 끝에 이들이 교복을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문제는 생업을 가진 이들이 등교를 하지 않아 학교측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점이다.9명 가운데 4명은 입학식 다음날인 4일에도 등교했지만, 이후부터는 9명이 모두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정상적으로 진학한 학생 5명 가운데 일부도 수시로 결석을 하고 있다.김효식(57) 현서고 교장은 "고령의 학생들뿐만아니라 정상적으로 진학한 어린 학생들마저 제대로 학교에 오지 않아 지금으로서는 개별적으로 등교를 독려하는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현실을 안타가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