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가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 불거진 `피겨여왕` 김연아(24)의 판정 불이익 논란과 관련해 21일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제소하기로 했다.대한체육회(회장 김정행)와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 김재열)은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의 판정 결과에 대해 ISU 징계위원회에 제소(Complaints)하기로 했다고 21일 발표했다.체육회와 빙상연맹은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김연아에 대한 판정 결과가 불합리하고 불공정하다고 판단, 다양한 대응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다.이번 제소는 약 한 달 동안 체육회와 국내 피겨 국제심판 및 연맹 관계자, 전문 국제변호사의 법률 자문 등을 거쳐 결정됐다. 또한 국제연맹과 국제심판들과의 관계 역시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다.체육회 관계자는 "피겨는 기록 경기가 아니어서 채점과 관련된 부분은 우리가 제소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판정 결과는 번복될 수 없다. 다만 심판 구성에 있어서 부적절한 인물이 배정된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판정이 번복되기 위해서는 심판이 부정을 저질렀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사실상 어렵다. 오후 3시에 체육회 국제부에서 공식 서한을 보냈다"고 말했다.체육회는 당시 경기 결과와 관련해 소치 현지에서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 IOC 차원의 조사와 입장표명을 요청한 바 있다. 김재열 선수단장은 오타비오 친콴타 ISU 회장을 직접 만나 규정과 절차에 맞게 경기가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그러나 ISU로부터 심판 판정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세계적인 피겨 스타 김연아가 다소 억울한 결과를 얻자 여론은 들끓었다. 세계 여러 언론에서도 믿지 못할 결과라는 반응이 나오자 파장은 더욱 거세졌다.체육회와 빙상연맹은 그간 `심판의 판정에 대해서는 항의 요건이 안된다`는 ISU 규정 때문에 부심해 왔다.항의는 현장에서 곧바로 이뤄졌어야 하는 부분이고, 항소는 항소 요건에 해당되지 않아 애초에 할 수 없었다. 절차상 `항의(Protest)`와 `항소(Appeal)`가 가능하려면 ①심판의 구성 및 자격 ②점수 합산의 오류 ③기타 사항(선수자격, 장비·규정 등 위반)에 한정되는데 김연아건은 심판이 내린 판정(점수)의 적절성 여부에 관한 것이어서 항의나 항소 요건이 안 된다는 것이다. 체육회와 연맹이 ISU 징계위원회에 `제소`하는 것은 ISU 규정(Constitution & General Regulations)에 명시된 Rule 123, 124에 따라 `항의(Protest)`와 `항소(Appeal)`가 규정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빙상연맹 박종명 사무국장은 "특정 심판이 금메달을 딴 선수를 끌어 안는 장면, 자격 정지를 받은 심판이 올림픽 무대에 선 것 등은 윤리적인 위반이라고 판단해 제소를 결정했다"고 전했다.윤리규정 위반과 관련해서는 ISU 규정에 따라 사건인지 후 60일 내 징계위원회 제소(Filing of Complaints)가 가능하므로, ISU에 징계위원회 소집과 조사 착수를 요청하기로 한 것이다.빙상연맹 김관규 전무는 "우리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서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제소를 하는 것이 공정성 회복 및 여러가지 면에서 더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하지만 결국 무엇이 우리 국민을 위한 최선인가를 고민한 끝에 예상되는 일부 문제에도 징계위원회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김연아는 지난달 21일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획득했다. 기술점수(TES)와 예술점수(PCS)에서 각각 69.69점과 74.50점을 얻었다.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참가 선수 30명 중 가장 높은 74.92점을 받은 김연아는 합계 219.11점으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러시아·합계 224.59점)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에 머물렀다.특히 여자 피겨 프리스케이팅 심판 구성에 대해 의혹이 제기됐다.채점에 참가한 심판 9명 중 우크라이나의 유리 발코프는 1998년 나가노대회에서 승부조작 의혹으로 1년 간 자격이 정지된 경력이 있는 인물이고, 러시아의 알라 셰코브초바는 알렉산드르 고르쉬코프 러시아 피겨연맹 회장의 아내로 밝혀졌다. 또한 테크니컬 콘트롤러는 러시아 피겨스케이팅협회 부회장 출신의 알렉산더 라케르니크가 맡았다. 체육회와 빙상연맹이 심판진의 윤리 규정 위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한 만큼 ISU의 수용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