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정 / 사회팀 기자     `476→477→459→462→475→476`. 정부가 번복한 여객선 세월(SEWOL)호의 탑승자 숫자다. 구조자 수도 널뛰었다. `368→164→174→175→176→179→174`. 무려 6번이다. 정부의 오락가락 집계가 있기 직전, 경기도교육청은 안산 단원고 학생 전원이 구조됐다고 학부모와 언론에 통보했다가 해양경찰청(해경)이 구조 중이라고 해명하는 해프닝까지 빚어졌다. 18일 선체 진입을 놓고서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해경의 발표는 제각각이었다. 잠수부들의 수색 상황이 제대로 전달될 리도 없었다. 비극이 벌어진 건 지난 16일. 진도 해상에 세월호가 침몰했다. 18일 낮 12시30분께는 선체가 바닷속으로 아예 자취를 감췄다. 그동안 정부 당국은 무엇을 했을까. `늑대가 나타났다`고 수차례 거짓말한 양치기 소년이 돼 있었다. 선사 측 정보에만 의존해 잘못된 정보를 공개해놓곤 정정하기를 반복해서다. 사고를 수습하기는 커녕 혼선만 더하고 있다는 지적이 커져갔고, 급기야 정홍원 국무총리가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구조·수색 활동에 대한 발표 주체를 `범부처 사고대책본부(본부장 해양수산부 장관)`로 일원화한 것. 그러나 이미 신뢰는 잃은 후였다. 정부가 발표한 마지막 숫자도 확실한 것이 의문을 품는다. 이 같은 불신은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항만여객 관리를 허술하게 해 온 탓이다. 정확한 확인 절차를 밟지 않고 선사 측 집계가 바뀔때마다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발표한 원인도 있다. 게다가 뒤늦게 꾸린 범부처 대책본부마저도 이틀만에 시신 수습 상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사망자 수를 또 틀리게 공지했다. 정부의 널뛰기식 발표를 전한 언론 역시 졸지에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양치기 소년이 됐다.정부는 거짓말을 밥 먹듯한 양치기 소년의 말을 나중에는 사람들이 믿어주질 않았다는 `이솝우화`의 교훈을 다시금 새겨야 할 때다. 또 차가운 바닷물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을지 모를 탑승자 단 한명이라도 구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지금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재난사고를 진두지휘해야 할 중대본의 역할이 침몰한 세월호와 같이 사라졌단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존재하지 않았다. 지켜보는 국민만 닷새째 슬프게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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