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월드컵 개막이 5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개최국 브라질의 준비 상태는 영 미덥지가 않다. 낙제점 수준이다. 브라질월드컵은 오는 6월13일 오전 5시(현지시간 12일 오후 5시) 개막한다. 총 12개 도시의 경기장에서 대회가 진행된다. 개막일이 눈 앞인데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월드컵경기장은 아직도 완공이 안됐다. 현재 대회가 열리는 12개 경기장 가운데 공사가 완료된 곳은 9개다. 개막전이 펼쳐지는 상파울루 아레나를 비롯해 판타날 아레나·다 바이샤다 아레나 등은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다. 완공일을 맞추기 위해 공사를 서두르다보니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상파울루 아레나에서는 관중석 설치 작업을 하던 20대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했다. 상파울루 아레나에서만 지금까지 3명이 공사 도중 목숨을 잃었다. 상파울루 아레나 시공을 맡은 건설업체는 지난 15일까지 공사를 마칠 예정이었으나 잇따른 사고로 인해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브라질 현지에서는 빨라도 5월 중순께나 완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상황이 이렇게 되자 제롬 발케 국제축구연맹(FIFA) 사무총장은 "개막 전까지 모든 경기장이 완공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특히 한두 개의 경기장은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며 "한마디로 브라질은 월드컵을 치를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브라질 현지 분위기도 좋지 않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부터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월드컵 개최 준비로 교통·의료·교육 등의 예산 편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상파울루에서는 1500명이 모여 월드컵 반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1월에는 브라질 내 30여 개 도시에서 동시에 월드컵 반대 시위가 진행되기도 했다.과격시위를 주도하는 `블랙 블록`이라는 단체는 월드컵 기간 중 외국 대표팀이 거주하는 호텔과 버스 등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하며 브라질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정부는 폭력을 막기 위해 약 1만 명의 군 병력 투입을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부 사정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전 세계 축구팬들의 월드컵 사랑은 변함이 없다. FIFA는 지난 16일 3차 온라인 입장권 판매를 진행했다. 그 결과 10시간 만에 총 64경기 중 15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의 입장권이 모두 매진됐다.이번 월드컵의 총 입장권 수는 약 330만장이다. FIFA는 이번 3차 판매에서 총 19만9519장을 파는 등 지금까지 270만장 가량을 판매 또는 배분했다.마지막 입장권 판매는 오는 6월1일부터 브라질의 각 개최 도시에 마련되는 티켓팅센터를 통해 실시한다. 티켓팅센터는 결승전 당일까지 운영된다.뜨거운 월드컵 열기에 브라질 내 교통·숙박 대란도 예상되고 있다. 브라질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 브라질 내 공항들은 포화상태다. 브라질 정부는 공항 터미널 민영화를 통해 인프라 확충을 시도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항공편 수요를 늘리는 복안을 냈다. 브라질 정부는 월드컵 경기가 펼쳐지는 12개 도시의 항공기 운항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월드컵 개막 하루 전인 6월12일부터 폐막 다음날인 7월14일까지 12개 도시를 오가는 항공편을 1만6000여 편 추가로 투입한다. 숙박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호텔 전문 포털 ‘트리바고’에 따르면 브라질월드컵 개막 후인 6월13일 브라질 중남부 도시 쿠이아바의 호텔 일반실 최고 가격은 무려 810달러(약 84만원)라고 전했다.대회 결승전이 벌어지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숙박비 역시 지난 1월 예약을 기준으로 1박당 698달러(약 72만원)에 달한다.브라질관광청은 월드컵 기간에 1박 평균 숙박료는 475달러(약 50만원)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다른 성수기 숙박비의 두 배를 넘는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