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라면·의약품 등 비상용 제품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참사가 선원들의 안전 불감증과 정부의 허술한 재난대응체계가 빚어낸 총체적 인재로 드러나면서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23일 이마트에 따르면 사고가 일어난 다음날인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매출을 3∼8일(의무 휴업이 없었던 주) 실적과 비교한 결과 1.8% 감소했으며, 라면과 생수는 각각 6.6%, 6.2% 매출이 늘었다. 의약외품도 0.8%의 매출 상승을 기록했으며, 주류는 2.7% 매출이 줄었다. 홈플러스의 경우 동기간 매출이 전주 대비 6% 하락했으며, 라면과 생수는 각각 15%, 5%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편의점에서도 비상식량용 식품 판매가 소폭 증가했다. 편의점 씨유(CU)는 사고 이후인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김밥과 라면 매출이 전주(9~15일)에 비해 4.7%, 4.3% 증가했다고 밝혔다. 빵 매출도 한 주 전과 비교해 4.4% 올랐고, 안전상비의약품과 의약외품 매출은 각각 0.7%, 0.4% 늘었다. 양주 매출은 9.6% 줄었으며, 맥주와 소주는 각각 3.7%, 2.5% 매출 감소세를 기록했다.GS리테일은 참사가 발생한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라면과 김밥 매출이 전주 대비 각각 3.1%, 2.2% 신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안전상비의약품 매출도 2.3% 늘었다. 같은 기간 맥주 소비가 1.3%, 소주 소비가 0.3% 감소했고, 담배·안주류 매출 역시 0.9%, 1.7% 줄었다.세븐일레븐에서도 같은 기간 도시락 판매가 전주보다 11.2% 증가했으며, 안전상비의약품(3.8%), 라면(3.4%), 의약외품(1.0%) 등의 판매가 늘었다. 반면 양주·와인(-9.4%), 여행용 상품(-8.0%), 행락용품(-7.3%), 화투·카드(-5.7%) 등 판매는 감소했다.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로 전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생필품 매출이 다소 상승했다"며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간편히 한 끼를 해결하려는 고객들이 많아져 라면·도시락·김밥 등의 식사대용 상품 매출이 상승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