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침사로 대한민국이 공황상태에 빠졌다.잔인한 4월을 넘어 5월이 참혹의 달로 이어지고 있다.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았고, 가정의 달 각종 행사 취소로 유통업계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줄줄이 취소되는 행사로 업계마다 아우성이다. 정부의 애도 분위기가 확산되자 지자체는 모든 행사를 취소 연기했다.행사취소로 신문업계의 광고 수익도 뚝 떨어졌다. 말 그대로 비상사태다.시장상인들은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하루벌어 먹고사는 사람들도 빈주머니를 걱정하고 있다.세월호 침몰 참사가 가져온 최악의 불황이다. 여행·유통·전세버스업계 등은 IMF때 보다 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를 원망하는 목소리도 컸다.행사 취소만이 능사가 아니라라는게 이유다. 행사의 계절을 맞은 업계의 생존은 간데없고, 정부를 중심으로 각 지자체는 행사 취소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우고 있다.급기야 전세버스업계가 경제쓰나미에 떠내려가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관광버스업계 최악의 공황사태세월호 침몰 참사로 전세버스업계가 사상 유례없는 최악의 경제 불황의 깊은 블랙홀에 빠져 들고 있다. 대구전세버스조합은 "교육부의 1학기 수학여행 취소 지시로 전세버스업계는 1998년 IMF의 경제위기나 2009년 신종플루의 관광취소 등과는 비교될 수 없는 메머드급 `경제 쓰나미`에 떠 내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관광전세업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1학기 수학여행을 취소하고, 창의적 체험과 현장체험 학습은 일정대로 진행하라고 했지만, 일선학교들은 방어적 차원에서 차량을 동원한 행사 자체를 취소하는 사태에 이르고 있다는 것. 전세버스업계는 숙박 등 관련 업계와 함께 극심한 침체현상으로 연쇄 도산될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전세버스업계는 지역경기 침체와 6·4지방선거 여파로 절대수요가 축소된 가운데 이번 세월호 참사 여파는 대구 전세버스업체 50여개의 약 2,000여대 전세버스의 약80% 이상의 계약이 전면 취소됐다. 피해액을 환산하면 전세버스업계의 단기 매출감소가 약 600~700억에 이를 전망이다. 대구시 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은 28일 50여개 관련 업계 대표들과 긴급 대책회의를 연다.하지만 "국가적 재난사고인으로 뚜렷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어 관계당국의 실효성 있는 다각적인 지원방안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혔다.▣문화 여행업계 잔혹한 5월세월호 참사 여파로 대한민국 전체가 무겁게 가라앉은 가운데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풍성하게 마련됐던 각종 문화행사들도 취소되거나 연기됐다.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축제성을 띤 행사가 아니라 추모나 애도의 성격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일각에서는 굳이 문화계까지 `우울한 대한민국`에 한 몫해야 하느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대구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제12회 대구경북국제관광박람회, 제92회 어린이날 경축행사, 부처님오신날 달구벌 연등행렬 등 10여 개의 본행사나 개막행사가 취소됐다.또 약령시 한방문화 축제, 대구평생교육진흥원 개원 행사, 동성로 축제 등이 잠정 연기된 상태다.시 관할 행사뿐 아니라 연극, 콘서트 등도 5월 공연이 미뤄지거나 취소됐다.아양아트센터는 어린이날을 맞아 준비한 `와글와글 페스티벌` 등 야외체험행사를 취소했으며 대구문화예술회관이 다음달 16~17일 계획한 `남사당놀이`도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수성아트피아 역시 다음달 3일부터 5일까지 어린이들을 위해 마련한 어린이 뮤지컬 `브레멘 음악대`와 8일 예정된 어버이날 기획공연 `비 내리는 고모령`이 잠정 취소됐다.또 같은 달 11일 예정돼 있었던 가수 신형원의 공연 역시 연기됐다. 공연기획사 측은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고 엄숙한 분위기에 맞춰 자제하기 위해서라고 연기나 취소 이유를 밝혔다.공연 취소로 인한 이벤트업체의 타격도 만만치 않다. 악기와 앰프를 전문적으로 렌탈하는 한 업체는 지난 3~4월 예약됐던 5월 행사가 70~80% 가량 취소됐다. 업체 관계자는 "5월에는 야외행사가 많아 이벤트업체에게는 최대 성수기인데 올해는 이번 달 중순까지 예정됐던 행사가 모두 취소돼 손해가 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홍보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행사 보도자료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모 홍보업체 직원 A(26·여)씨는 "행사 자료를 내는 것만으로도 눈치 보이고 죄송한 일이지만 더 큰 문제는 보도자료 자체를 받아주는 곳이 잘 없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홍보가 이익과 직결되는 작은 업체들의 경우는 행사가 많은 5월만 믿고 있다가 갑작스런 행사 취소 소식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시민들 "추모해야 한다" vs "우울함 속 돌파구 필요"이처럼 이어지는 문화계의 행사 취소 및 연기 소식에 시민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대다수는 많은 어린 학생들이 목숨을 잃은 대형 사고에 대한 추모에 나라 전체가 동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직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학생들이 바다 속에 있는데 즐겁게 지낼 수 없다는 것이다.시민 B(45·여)씨는 "피해 학생들과 비슷한 나이대의 아이를 두고 있어서 남의 일 같지 않다"면서 "한동안은 아이들을 위해 축제 분위기를 지양하는 것이 당연히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이에 반해 일부 시민들은 모든 국민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가운데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전문가들이 말한 대로 언론매체를 통해서도 간접적인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를 경험할 수 있는 만큼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릴 수 있는 상황 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문화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길 바란다고 밝힌 또 다른 시민 C(32)씨는 "흥청망청 축제를 즐기자는 것이 아니라 TV에서 계속 방송되는 우울한 소식에 지친 사람들이 숨을 돌릴 수 있게 해줬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김성용 기자 / 황보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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