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싱크홀(동공·洞空)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 도심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빈발되고 있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싱크홀을 포함한 지반침하 현상은 도로면이 갑자기 침하돼 발생하는 만큼 자칫 대형사고를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대구도 예외가 아니다. 도심 도로에서도 싱크홀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26일 낮 12시께 대구 수성구 황금동 4차선 도로에서 지름 2m, 깊이 60cm의 싱크홀이 발견됐다. 이 도로는 차량 통행이 많은 곳이지만 다행히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원인 조사에 나선 수성구청 측은 "최근 내린 폭우로 아스팔트 아래에 있던 흙이 쓸려나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싱크홀 발생은 또 있다. 앞서 지난 18일 대구 중구 도시철도2호선 신남역 인근 도로에서 지반침하로 가로 0.5m, 세로 2.5m, 깊이 1m 크기의 싱크홀이 발견됐다. 이곳은 2000년 지하철건설 공사 당시 대형 붕괴사고가 일어난 곳에서 100m 가량 떨어져 있다. 조사 결과 이 싱크홀은 지하철 2호선 공사 당시 지하에 생긴 공간을 제대로 메우지 않아 도로 아래 틈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문제는 싱크홀 등 지반침하로 인한 도로파손 현상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싱크홀 등 지반 침하로 인한 도로파손은 2011년 980건에서 지난 해 1200여 건으로 26% 증가했고, 포트홀 발생도 2011년 6700건에서 지난 해 12000여 건으로 63%나 급증해 좌시할 수 없게 됐다.싱크홀 원인은 여러 가지다. 석촌은 지하철 터널공사 과정에서 연약한 지방이 무너져 생긴 것이다. 또 지하에 가스관을 묻으면서 신고도 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공사를 하는 미신고 굴착공사에서도 발생한다. 현행법에는 가스배관 관리는 15㎞ 당 1인의 안전점검원이 관리하도록 돼 있고, 굴착공사 등 타 공사는 사전에 신고하며, 안전관리원 입회하에 공사가 진행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반해도 단속하는 기관이 없고 처벌도 하지 않고 있으니 불법이 판치게 된다.대구도 지하철공사가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어서 싱크홀의 위협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따라서 지반지도를 만들어 땅속의 각종 시설물들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도로공사 시에 폐콘크리트를 묻어 싱크홀의 원인을 만드는 따위의 비양심적인 부실시공도 근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