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이 집중호우로 8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는 참변을 당했다. `세월호` 참사로 신속한 재난대응과 안전의 중요성이 강조됐으나 25일 부산·경남에 내린 기습호우에 관계기관의 여전한 안전불감증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부산·경남 지역에는 최고 240㎜의 기록적인 강수량을 기록했고, 부산 금정구에서는 시간당 130㎜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잦았던 것을 감안하면 하늘만 원망할 형편이 아니다.피해지역의 한결같은 목소리는 `세월호` 침몰 참사로 신속한 재난대응과 안전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으나 부산·경남에 내린 폭우에 경찰과 관계기관의 어처구니없는 대응과 여전한 안전불감증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고 보면 ‘세월호’의 복제판이다. 부산에서는 승용차가 지하차도로 휩쓸리면서 운전자가 즉각 119에 구조요청을 했지만 자동음성으로 대기지시만 나오는 등 20여 분간 지연돼 동승한 두 사람은 차안에 갇힌 채 사망했다. 창원에서는 시내버스가 폭우로 인해 정규 노선을 두고 농로로 우회하다 급류에 휩쓸려 1명이 숨지고 운전사 등 6명이 실종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 통제요원이 있었다면 물에 잠긴 농로로 우회하는 위험한 일은 안했을 것이다.우리나라의 기후가 아열대로 바뀌면서 국지성 호우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기상청도 향후 30년간 연평균 강수량이 200mm이상 증가하고, 2040년 이후에는 300mm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낸바 있다. 따라서 중앙 및 지방정부가 지반과 도로, 지하 등의 각종 시설물 상태를 재점검 하고 하수관과 제방 등에 훨씬 강화된 안전기준을 만들어 관리해야 함에도 손을 놓고 있다가 당했다. 부산-경남이 당한 게릴라성 집중호우를 반면교사로 삼아 대구-경북도 실효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특히 대구는 시간당 20~30mm의 집중호우에도 아수라장이 된다. 지하도의 배수시설. 하수도는 제대로 뚫려 있는지, 절개지, 대형공사장, 주택지의 옹벽, 쪽방동네에는 어떤 위험이 있는지 기초단체가 책임지고 파악해서 비상시에 대처해야 한다. 상습 침수지대의 배수펌프는 잘 가동되고 있는지, 비상연락망은 잘 유지되고 있는지 챙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번 집중호우에도 안전행정부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결국 대구시와 구-군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