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고가 빈발하면서 혈액의 수요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을 구해내는 의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도구는 혈액이다. 교통사고 등 응급 환자나 심장수술, 장기이식 등 큰 수술을 받는 환자의 경우 많은 양의 혈액이 필요하다. 충분한 혈액이 확보되지 않으면, 명의도 안심하고 수술을 할 수 없게 된다. 이상적인 현상이라면 혈액이 남아돌아야 하지만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한 게 우리나라의 실정이다. 헌혈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막상 팔을 걷고 나서는 사람은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경북 예천군이 사랑의 헌혈운동을 벌이고 있다. 여름철 직장인의 휴가와 방학 등 단체 헌혈자 감소로 수혈용 혈액 부족이 심각해짐에 따른 조치다. 군청 마당에 헌혈장소를 마련한 것은 오가는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도록 배려한 것이다. 포항시청과 포항시 남구청, 영주시 보건소에서도 대한적십자사의 헌혈차량을 지원받아 헌혈운동을 벌이고 있다. 헌혈 참여분위기가 조성되어 헌혈인구가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헌혈은 생명을 나누는 거룩한 행위다. 병마와 싸우는 이웃들, 생사를 다투는 응급환자, 지속적으로 수혈을 받아야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환자들에게 헌혈만큼 크고 아름다운 선물은 없다. 더구나 자신에게 예기치 않은 긴급사태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자신이 되돌려 받을 수도 있다. 이웃도 돕고 자신도 도움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헌혈이다. 수혈이 필요한 환자에게 헌혈이 생명을 살리는 유일한 수단이지만 건강한 사람의 혈액만 헌혈할 수 있다. 그 점에서 헌혈한 혈액에 대해 시행하는 10여종의 혈액검사는 자신의 건강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또한 헌혈을 하면 조혈작용이 활발해져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줄어들고 암 등의 발생 원인을 감소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하니 헌혈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혈액은 아직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고 대체할 물질도 없다. 첨단과학의 시대를 사는 지금까지도 수혈에 필요한 혈액과 혈장은 인공적으로 만들어 낼 수가 없고 사람의 몸에서 직접 채취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수단이다. 또 혈액은 살아있는 세포로 구성돼 오랫동안 보존할 수도 없다. 혈액제제의 유효기간은 약 1개월, 농축혈소판은 2-3일에 불과하다. 따라서 지속적인 헌혈운동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 수혈을 받을 상황에 놓일지 모른다. 건강할 때 헌혈하는 것은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