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중인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위해 원내외 병행투쟁은 벌이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두차례 합의안이 세월호 유가족 거부와 당내반발로 무산되자 승부수로 여·야·유가족 `3자협의체`를 제시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수용거부로 벼랑끝까지 몰리며 선택한 것이 원내외 병행투쟁이었다.결과적으로 새정치연합은 원내외 병행투쟁도 성과를 거두지 못한채 9월 정기국회를 고리로 대여투쟁 전략을 재검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얻은 것 보다 잃은 것 많은 원내외 병행투쟁새정치연합의 원내외 병행투쟁은 얻은 것 보다 잃은 것이 더 많다는 평가다. 특히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단식중단 선언과 세월호 유가족 측이 "야당 의원들도 단식을 중단하고 국회로 들어가 안전한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험난한 싸움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해주기를 부탁한다"며 국회 복귀를 요구한 점은 야당의 장외투쟁의 기를 꺾어버렸다. 가장 강력한 투쟁 명분과 동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의 장외투쟁은 더이상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된 것이다. 서서히 흐트러지기 시작한 투쟁대오는 이를 계기로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장외투쟁을 둘러싼 내분도 심각했다. 투쟁이 시작된 뒤 당내에서는 투쟁방침을 놓고 강경파와 소위 중도파간의 집안싸움이 끊이지 않았다. 당 지도부는 장외투쟁에 속도를 냈지만 중도파 의원들은 "어떤 현안도 국회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장외투쟁에 반기를 들었다. 세월호특별법 협상에서도 유가족·새누리당의 `양자협의` 구도에 밀려나 제1야댱의 존재감만 희석시켰다. 장외투쟁에 집중하는 사이 새누리당은 유가족과 연이어 회동을 한 반면 새정치연합과는 이틀 연속 회동을 취소했다. 유가족의 위임을 받아 협상에 나섰던 야당이 이제는 이 자리마저 빼앗긴 형국이 돼 버렸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리더십 실종, 존재감 상실, 지지율 하락은 피할 수 없었다. 새정치연합을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새정치연합의 원내외 병행투쟁에 관한 견해를 묻자 응답자 중 25%는 `야당으로서 불가피한 선택`이란 반응을, 59%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이란 반응을 보였다. 16%는 의견표명을 유보했다.현재 지지하는 정당을 묻자 새누리당 44%, 새정치민주연합 21%, 정의당 4%, 통합진보당 3%, 없음·의견유보 28%였다. 새누리당 지지도는 전주와 동일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지지도는 1%포인트 하락했지만 받아들이는 느낌은 다르다. 지난 3월 창당 이후 이달 초에 이어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새정치연합 결국 원내투쟁으로 가나?원내외 병행투쟁으로 뚜렷한 성과물은 얻지 못한 새정치연합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원내투쟁의 수위를 높힐 것으로 보인다. 투쟁명분이 사라지고 더이상 성과물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강경파에 휘둘려 장외투쟁을 지속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세월호 유가족은 물론 국민의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 상황도 투쟁정당의 모습을 더이상 가져갈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새정치연합도 원내투쟁을 시사하며 새누리당과 국회내 싸움을 준비하는 모양새다.나흘째 지속된 국회 예결위회의장 철야농성을 중단한 새정치연합은 정부와 여당의 경제활성화법안 처리 요구에 반발하며 "반서민적 가짜 민생"이란 혹평을 내놓으면서 당 차원의 중점처리 민생법안을 내놨다. 또 본회의와 각종 상임위 회의와 관련해 여야간 의사일정 협의와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9월1일 정기국회 개원식에 참여하기로 했다. 9월부터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상임위별 민생투어에 나선다. 상임위별로 하루 한건씩 안전문제를 점검하는 행동과 정책대안을 제시키로 했다. 장외투쟁으로 멀어졌던 민생 챙기기에 열을 올리겠다는 의미다.하지만 순탄하게 회군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강경파를 중심으로 명분없이 무작정 야당이 장외투쟁을 포기하는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안민석 의원은 트위터에서 "사학비리를 비호하는 여당 대표에겐 침묵하고 세월호 참사로 투쟁하는 야당 대표에게 총질하는 야당 의원들을 전문용어로 빨대라고 한다"며 "총질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우원식 의원은 "여론이 갈수록 유가족들의 요구가 심하다는 쪽으로 흐른다"며 "유가족들이 여당과 직접 담판해 여기서 동의해버리면 야당은 뭘 했느냐는 소리를 듣게 된다"고 주장했다.새정치연합이 팽목항~서울 도보행진 등을 준비중인 것도 강경파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지도부가 강경파를 어떻게 설득시키고 달래느냐가 원내투쟁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도부는 주말·휴일 여론 등을 경청한 뒤 세월호 정국 돌파 방안과 9월 정기국회 대응 전략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