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일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의 KBS 이사장 내정 소식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이 이 교수 내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여당이 반박을 내놨다.새누리당 이군현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KBS이사장 선임과 관련해 과거 일제시대 친일행위를 비호하거나 옹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한다.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이 총장은 "친일 인사의 손녀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주장은 사실상 연좌제"라며 "이는 21세기 현대사에 맞지 않고 국민 통합에도 저해된다. 과거 경력이나 행위가 아닌 이유로 야당 이 정치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같은당 하태경 의원도 야당을 겨냥, "새정련은 특정인사에 대한 야만적인 친일공세를 펴기 전에 적어도 해당 인사의 외가·친가는 물론 본인의 말과 글, 행동 등을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하 의원은 "새정련의 논리대로라면 이인호 교수를 러시아 대사로 임명한 김대중 전 대통령도 역사에 죄를 짓고 국민을 모독한 것이냐"고 따졌다.그는 "이번 기회에 국회의원 300명 전원의 조상들이 친일파인지 아닌지 모두 조사해보는 특별법이라도 만들자는 것이냐. 그래서 친일파가 1명이라도 나오면 모두 사퇴시켜야 하겠느냐. 새정련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반면 야당은 이 이사장 내정을 문제 삼으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했다.새정치민주연합 교문위·미방위 소속 의원들은 "경술국치 104년인 지난 8월29일 박근혜정부는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친일파 이명세(李明世)의 손녀인 이인호 교수를 KBS 이사장에 내정했다"며 "이처럼 대표적인 친일파의 후예가 공영방송인 KBS의 이사장으로 내정된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역사에 대한 죄악"이라고 비판했다.이들은 "특히 이인호는 뉴라이트의 대표적인 지식인으로 친일청산을 반대하고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 교학사 국사교과서를 지지한 인물"이라며 "최근 이인호는 국무총리 지명을 자진 철회했던 대표적인 뉴라이트 인물인 문창극의 연설에 감동을 받았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어찌 국민들과 이처럼 다른 사고를 할 수 있을까 애처롭기까지 하다"고 말했다.또 "우리 당 의원들은 이 이사장 내정을 지금 당장 철회할 것을 박근혜정부에 요구한다"며 "이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과 해외 동포들과 힘을 합쳐 정권 퇴진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도 "문창극 대신 이인호냐"며 "문창극 후보를 거부한 국민들에게, 그리고 검증보도를 했던 공영방송 KBS에게 치졸한 보복을 하겠다는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문창극씨의 경우보다도 더욱 심각하다"며 "방송의 중립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뿐만 아니라 몰역사적 인물의 방통위원장 임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선임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