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한진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만난 1급 지체장애인 임선하씨는 이 같이 말하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고향이 광주인 임씨는 "버스를 타면 2시간30분 만에 고향에 도착하는데 매번 기차를 타고 환승해야 해 무려 4시간이나 걸린다"며 "하루빨리 장애인들이 고속버스를 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대구지역 장애인단체가 추석을 앞두고 시외버스 및 고속버스의 장애인 접근권 보장을 촉구했다.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날 오후 2시 한진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애인도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를 이용할 권리가 있지만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정부의 정책은 생색내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에 따라 전체 시내버스의 50%가 저상버스로 교체돼야 하지만 아직도 전국의 저상버스 도입률은 14.5%(2013년 기준)에 불과하다"며 "특별교통수단의 도입률도 법정 기준의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강조했다.특히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농어촌버스, 광역버스, 공항버스, 마을버스 등에 대한 장애인의 접근성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이들 버스에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타고 탑승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과 예산을 마련하고 관련 법을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노금호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전동휠체어를 탄 뒤 10년간 명절에 이동해 본 적이 없다"며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박명애 장애인지역공동체 대표는 "33년 동안 고향인 경남 진주에 3번밖에 가지 못했다"며 "이마저도 기차를 타고 갔다. 나도 편하게 고속버스를 타고 집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이날 기자회견에는 장애인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 가운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 50명이 서울과 울산, 인천행 버스표를 끊어 버스를 타려다 높은 계단과 좁은 문에 가로막혀 결국 발길을 돌렸다.이경중 대구시 복합환승센터개발TF담당은 "시외버스나 고속버스에 대한 권한은 국토교통부와 경북도에 있다"면서도 "관련 기관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장애인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대구를 비롯해 서울과 경기, 인천, 강원, 대전, 충북, 광주, 전북, 경남 등 전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